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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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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헌금

[한윤수의 '오랑캐꽃']<460>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젊은이가 찾아왔다.

얼굴은 익은데 이름이 가물가물하여
"누구시더라?"
했더니
"장신대 신대원 1년 후배 강대위 목삽니다."
한다.
"아! 그 동기생 중에서 가나다순으로 1번?"
했더니
"맞아요. 기억하시네요."
한다.

큰 교회 부목사직을 사임하고
*가정(家庭)교회를 시작했단다.

한편으론 용기가 놀랍지만 또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쉽고 편한 길을 버리고 어려운 길을 택한 거니까.

"일단 3가정, 12명이 모여 예배를 드립니다."
씩씩도 하지.
"근데 무슨 일로 발안까지?"
"*첫 헌금을 모았거든요."
그걸 우리 센터에 기부하고 싶단다.

"왜요?"
첫 헌금을 어디에 드릴까 기도하는 중에 화성센터를 도우라는 소리를 들었단다.
"하지만 거기도 돈 쓸 일이 많을 텐데?"
"아닙니다. 우리 교회는 돈 쓸 일 없어요. 건물이 없으니까요."

강 목사는 흰 봉투를 내놓는다.
"십일조 포함, 헌금 전액 475만 원이에요."

순간 목이 메이며 시야가 뿌예진다.
직원들 월급 줄 돈이 없어서
매일 새벽 복도에 나가 별만 바라봤는데.

세상에 이런 일도 있구나!
정부, 지자체, 공익재단, 대형교회.
어떤 곳에서도 안 돕는 이 벽지의 노동자센터를
가장 미약한 가정교회가 돕다니!

할 말을 잃었다가 가까스로 물었다.
"교회 이름이 뭐죠?"
"*한 새 사람 교회요."

이름이 무지하게 길지만
죽어도 잊지 못한다.

*첫 헌금 : 구약의 전통에서 첫 소출은 무조건 하나님께 바친다. 첫 아들, 첫 이삭, 첫 열매, 첫 헌금 등. 아브라함이 장남 이삭을 바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돈을 받았으니 너무나 외람되고 송구스럽다.

*가정교회 : 마가의 다락방에서 시작된 초대교회의 원형. 열두 제자는 물론 사도바울도 가정에서 예배를 드렸다. 부패하여 신자들이 이탈하고 있는 대형교회의 대안이 될 수 있다.

*한 새 사람 : 영어로 One New Man. 에베소서 2장 15절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희생하여 유다인과 이방인을 하나의 새 민족(One New Man)으로 만들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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