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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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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Ⅱ

[한윤수의 '오랑캐꽃']<340>

가수(歌手) 펑이 불법체류자가 된 지 벌써 엿새가 지났다.
일요일날 그가 다시 왔다.
고용지원센터에서 주었다는 *사업장변경사유서를 손에 들고서.
"만일에 사장님이 여기 사인하면 다시 합법 될 수 있대요."

이 바보야, 그걸 누가 모르나? 문제는 사장님이 사인해 주겠느냐는 거지! 소리가 절로 나온다.

사실, 그가 살 수 있는 길이 희미하지만 아직도 하나 남아 있다.
될지 안 될지는 모르지만, 무조건 사장님 앞에 무릎 꿇고 비는 것.

하지만 그는 직접 빌지 않고 손 안 대고 코 푸는 식으로, *남의 손을 빌려 비는 편한 방법을 택하고 있다.
1. 고용지원센터를 찾아가서 종이 한 장을 얻어내고
2. 매일 밤 베트남 통역 요안에게 전화를 걸어 살려달라고 애걸하고,
3. 결국 내가 사장님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빌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얘가 쓰리쿠션 당구를 치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나는 요안에게 손 떼라고 말하고,
가수에게 딱 한마디만 했다.

"니가 빌어!"

*사업장변경사유 : 그가 다시 합법이 되려면 '사업장변경사유'가 근로자의 책임이 아닌, <휴페업이나 감원 등 회사측의 경영사정>이어야 한다. 글쎄, 경영상의 사정이 없는 회사에서 그렇게 해줄지 모르겠다.

*남의 손을 빌려 : 내가 도움을 거부하자 그는 안산의 어느 센터가 용하다는 등, 베트남 대사관을 찾아가야겠다는 등, 계속 남의 손을 빌릴 생각만 하고 있다. 나 같으면 직접 가서 빌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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