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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수의 '오랑캐꽃']<456>

베어링과 공구를 만드는 회사.
쇠 깎는 소리가 무척 시끄럽다.

귓병을 앓는 지앙(가명)에겐 치명적이라
직장 이동을 간절히 원했다.
"더 있다간 귀머거리 될 것 같아요."

그러나 사장님은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앙도 물러서지 않았다.
베트남 사람 끈질긴 건 알아줘야 한다.

사장님이 마음을 바꿨다.
하지만 조건을 다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내가 사인해주면 너는 뭐를 줄래?"
"글쎄, 뭐를 드릴까요?"

사장님이 기막힌 제안을 했다.
"이번 달 월급, 나 주면 어때?"
승낙하지 않을 수 있나?
"좋아요 드릴게요."
"나중에 딴 소리하지 마, 지금 한 소리 전부 녹취(綠翠)되었으니까."
"예."

직장 이동의 권한이 사장님한테만 있으므로
별별 거래가 다 이루어진다.

금일의 거래!
직장 이동 = 22일치 임금 약 100만 원(시간외 수당 포함)

자, 그러면 이런 거래가 법적으로 유효할까?
NO !
무효다.

왜냐?
노동자의 임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다.
인간의 생명이 걸려있는 피나 마찬가지다.

피를 빼앗아?
어림도 없다.
어떤 거래로도 빼앗을 수 없다.

그 돈 돌려주기 바란다.
늦기 전에.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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