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부품 공장
한국인이 30명, 외국인이 30명이나 되는 제법 큰 회사다.
만사가 잘 돌아갔다.
그러나 한 가지 잘못하는 게 있었다.
외국인에게 삼성만 주고 퇴직금 차액을 안 주는 것.
그럼에도 재입국한 외국인들은 그 돈을 달라기는커녕 입도 벙긋하지 않았다.
왜?
잔업이 많아 월급이 좋은 회사인데,
그걸 달라고 했다간 사장님한테 찍힐 거고
찍히면 해고될 테니까.
그래서 겉으로는 평화가 흐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 평화는 깨지기 쉬운 유리그릇 같아서 언제 종칠지 몰랐다.
상황이 변했다.
갑자기 주문이 끊기더니 잔업이 없어졌다.
8시간만 일하니 월급이 줄었다.
이때부터 노동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처음 침묵을 깬 건 베트남인 짱(가명)이었다.
"돈도 못 버는데 가야겠어!"
그에게는 귀국할 이유가 또 있었다.
아버지가 아파 입원했는데 간병할 사람이 없으니까.
사장님을 찾아갔다.
"저 베트남 갈래요. 옛날 퇴직금하고 지금 퇴직금하고 다 주세요."
사장님은 거부했다.
"못 줘. 계약기간 다 채우기 전에는."
짱이 노동부에 진정했다.
결말이 어떻게 날까?
감독관은 퇴직금 지불을 명할 것이다.
일한 대가는 반드시 줘야 하니까.
평화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유리그릇 같은 평화라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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