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비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향후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서 차세대 웹 표준으로 각광받고 있는 'HTML5'와 관련된 기술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외신들은 어도비가 자사의 고유 프로그램인 플래시를 모바일 시장에서 더 이상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어도비는 성명에서 "우리는 지난 2년간 플래시 플레이어를 모바일 웹 브라우저에 제공하면서 많은 모바일 기기에서 웹 콘텐츠를 충분히 표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도비는 "HTML5가 전 세계 차원에서 지지를 받으면서 다양한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콘텐츠를 창조하고 배치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이 됐다"고 덧붙였다.
▲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로고. ⓒ어도비 |
이러한 어도비의 결정은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이용 가능한 웹 표준을 지향하겠다는 뜻이지만 외신들은 어도비가 사실상 잡스의 비판을 수용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인터넷 사이트의 85%, 인터넷 동영상의 75%, 인터넷 게임의 70%가 채택할 정도로 막강한 점유율을 자랑하던 어도비의 플래시를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서 가로막은 것은 애플이 유일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애플의 아이폰과 아이패드는 웹 브라우저 '사파리'에서 플래시 동영상 재생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왔다. 플래시 구현을 가능하게 하는 어도비의 애플리케이션(앱)의 채택 역시 거부했다. 반면에 블랙베리나 후발주자인 구글 안드로이드는 플래시를 받아들였다.
지난 해 스티브 잡스는 거부 이유에 대해 플래시가 보안 및 기술상의 약점을 갖고 있지만 어도비가 이를 제대로 해결되지 못했으며, 특히 모바일 기기에서 플래시를 재생할 때 성능 저하와 배터리 수명 고갈을 불러온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이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을 설득해 유튜브 동영상 포맷을 플래시가 아닌 다른 기술로 채택하도록 하는 등 독자적인 모바일 웹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어도비는 폭넓게 쓰이고 있는 자사의 기술이 애플의 '횡포' 때문에 가로막혀 애플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이번에 플래시 포기 선언으로 결국 잡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날 애플은 어도비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거부했다.
하지만 어도비가 플래시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어도비는 성명을 통해 데스크톱 PC에서 구현되는 플래시 플레이어의 차기 버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모바일 시장에서도 웹 브라우저 분야는 포기했지만 플래시의 단점을 보완한 '어도비AIR'를 통해 모바일 앱 개발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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