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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참전 군인은 왜 월가 시위에 가담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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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참전 군인은 왜 월가 시위에 가담했나

오클랜드 시위 강경 진압 파문 확산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월스트리트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경찰이 강제 진압한 사건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점차 동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듣던 월가 시위가 다시 타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월가 시위를 본 딴 '오클랜드를 점령하라' 시위대는 27일(현지시간)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발표한 성명에서 다음 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전날 시위대 총회에서 제시된 총파업 안에 1607명이 표결에 참여해 96.9%로 통과됐다. 시위대는 총회가 합의에 기초해 운영되지만 표결에서 90%가 넘는 찬성표를 얻는 사안은 합의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밝혔다.

오클랜드 시위대는 "우리는 오는 11월 2일 오클랜드를 해방시킬 것을 제안한다"며 오클랜드 시민들이 총파업에 동참하고 학생들도 학교에서 나와달라고 요청했다. 이들은 "모든 은행과 기업들이 이날 문을 닫지 않으면 우리가 그들을 향해 행진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시위대의 이같은 격앙된 반응은 지난 25일 저녁 시위대가 행진을 마칠 즈음 경찰이 진동형 수류탄(충격을 줘서 기절시키는 용도로 제작된 수류탄)과 최루가스를 동원해 강제 해산하고 85명을 연행한데 따른 것이다.

▲ 25일 미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머리를 다쳤을 당시 스코트 올센. ⓒAP=연합뉴스
특히 이날 진압 과정에서 이라크 참전 군인 출신인 24살의 스코트 올센이 수류탄에 머리를 맞고 중상을 입은 사실은 시위대의 반발 강도를 높였다. 부상당한 올센은 한 병원에서 뇌수술을 앞두고 있으며,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올센과 함께 이라크에서 복무했던 친구 키스 섀넌은 올센의 상태가 나아지고 있지만 뇌손상을 입었을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섀년은 <AP> 통신에 올센이 군 복무를 마친 후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생활형편이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경제적 불평등이 심하다는데 공감하고 있었고 일을 마친 뒤 시위대가 머물던 캠프에서 잠을 청하곤 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26일 시위대의 불만을 이해하고 있지만 법을 준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오바마가 전반적인 시위 상황에 대해 언급했으며 오클랜드와 같은 특정 도시 상황을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올센의 부상 소식이 들리면서 '전쟁을 반대하는 이라크 참전용사 모임'(IVAW)까지 경찰의 과잉 진압을 규탄하는 가운데 진 콴 오클랜드 시장에게도 곱지않은 눈길이 쏠리고 있다. 콴 시장은 1960년대부터 거리 시위를 일으켜온 활동가 출신으로 지난해에도 오클랜드 경찰의 폭력성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그는 지난 11일 오클랜드 시위대를 찾아가 얘기를 들을 정도로 친근함을 보였지만 지난 주 시위로 인해 도시의 안전을 유지할 수 없다며 입장을 바꿨다.

▲ 27일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오클랜드를 점령하라'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스코트 올센의 쾌유를 빌고 있다. ⓒAP=연합뉴스

시위대는 "우리가 지난 2주일 동안 오클랜드에 끼친 피해 이상을 콴 시장은 하루 저녁만에 달성했다"라고 비꼬며 그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하지만 콴 시장은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진압이 벌어졌을 당시 워싱턴에 있었다고 변명하면서 자신은 경찰과 시위대 사이에서 안전이 최우선임을 강조했다고 주장했다.

하워드 조단 오클랜드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경찰이 고무탄이나 발광 수류탄 등 위험한 진압 장비를 사용하지 않았다면서 진압 상황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오클랜드 폭력 진압 사건는 미디어의 떨어져가는 관심과 추위 속에서 싸우고 있는 월가 시위대에게도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미국 뉴욕 주코티 공원에 머물고 있는 월가 시위대 500여 명은 오클랜드 진압 소식이 들려온 26일 밤 시청 앞 등을 행진하면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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