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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1%' 금융인 "거대한 움직임에 휩싸인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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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1%' 금융인 "거대한 움직임에 휩싸인 느낌"

<뉴욕타임스> "뉴욕상품거래소 부위원장 출신 인물이 후원"

월스트리트 시위를 처음 제안했던 캐나다의 온라인 잡지 <애드버스터스>의 최대 후원자가 미국의 '1%'에 속하는 월가 금융인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화제다.

<뉴욕타임스>는 18일(현지시간) 로버트 핼퍼(52)라는 은퇴한 월가 트레이더가 월가 시위대가 머물고 있는 뉴욕 리버티 플라자 공원(주코티 공원)을 매일 찾아 정치 토론이나 금융시스템 개혁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핼퍼가 시위대에게 결코 밝히지 않는 사실이 두 가지 있다고 전했다. 하나는 그가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부위원장 출신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애드버스터스>의 최대 후원자라는 사실이다.

핼퍼가 처음 월가 시위 계획을 들은 것은 지난 6월 오랜 친구인 캘리 라슨 <애드버스터스> 편집장과의 저녁 식사 자리. '정보화 시대에 새로운 사회 운동을 벌이려는 이들의 네트워크'라는 기치를 걸고 대기업 브랜드를 조롱하는 활동을 펼쳐온 라슨 편집장은 친구 핼퍼에게 좌파 진영의 분노를 자극해 '아랍의 봄'과 같은 혁명을 일으키기 위해 월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핼퍼는 건강보험 얘기나 할 줄 알았던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듣자 어리둥절했다고 말했지만 <뉴욕타임스>는 그가 <애드버스터스>를 20년 동안 후원해왔다고 전했다. <애드버스터스>가 기업의 로고나 광고를 패러디에 조롱하는 것에 매력을 느낀 핼퍼는 그 동안 5만 달러에서 7만5000달러 정도의 기부를 해 왔다고 밝혔다. 라슨 편집장을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즉석에서 2만 달러의 수표를 써줬다.

그로부터 한 달 후인 지난 7월 <애드버스터스>는 약 9만 명의 독자들에게 월가 시위를 촉구하면서 시위대들이 뉴욕 맨해튼 인근에 텐트를 치고 노숙에 들어갈 날짜가 들어간 이메일을 발송했다. 이 이메일에 적힌 9월 17일은 월가 시위가 처음 시작된 역사적인 날이 됐다.

▲ 월가 시위를 처음 제안했던 캐나다의 온라인 잡지 <애드버스터스> 홈페이지.
핼퍼는 이번 시위에 대해 '어떤 거대한 움직임에 휩싸인 느낌'이라면서도 반대의 감정 역시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코티 공원을 "뉴욕에서 가장 '쿨'한 곳"이라고 추켜세우면서도 시위가 일어났을 때 자신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걸 내세우지는 않았다. 월가 시위 역시 이제 <애드버스터스>가 아닌 수많은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확장되고 있다.

한편, 핼퍼가 최근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2500달러를 후원한 것도 흥미로운 점이다. 롬니 전 주지사는 월가 시위를 맹비난하는 인물이다. 이에 대해 핼퍼는 이웃이 연 모금행사에 갔다가 롬니를 만나 기부했다며 "내 자신처럼 나의 기부도 약간의 주의력 결핍 장애(ADD)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월가 시위대가 비판하고 있는 미국의 '1%'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돈을 많이 번 것은 일이 잘 풀렸기 때문일 뿐"이라며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시위대와 나눈 대화를 통해 미국의 미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며 "고통은 분담되어야 하고 돈을 가진 사람들은 세금이 됐든 다른 곳이 됐든 더 많이 써야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은퇴 이후 자선사업을 시작해 해마다 10만 달러 이상을 건강보험과 예술 관련 사업에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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