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교수, 박원순 후보 이전에도 기존 정치판을 개혁하겠다며 도전했던 정치권 밖의 '뉴 페이스'들이 있었다. 2007년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며 대선에 출마했던 문국현 창조한국당 전 대표가 대표적이다. 그는 비록 대통령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여당의 거물 이재오를 꺾어 정치판에 작은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후 2009년 10월 법원 판결에 의해 국회의원직에서 물러난 그는 지금은 '뉴 패러다임 인스티튜트'의 대표직을 맡아 한국경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찾겠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지금은 정치권을 떠난 그는 박원순의 도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문 대표는 "기존 정치가 이미 실패했다는 건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났다"면서 "비능률과 낭비, 부패, 탐욕을 시정할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존 정치가 경쟁자 없이 안주할 수 있도록 한 양당체제가 사실상 개혁을 가로막는다"며 "제 3세력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마련돼 개혁의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박원순으로 대표되는 '정치권 바깥 세력'이 새로운 시대의 부름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거티브 공세를 가하는 한나라당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박원순 후보의 병력 비리 의혹에 대해 문 대표는 "정치인들 중에 병역면제자가 상당수"라면서 "군대에 안 가기 위해서 조작한 것도 아닌 사람을 문제 삼는 것은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등이 대기업의 후원을 받은 데 대해서는 "기업이 정경유착에서 벗어나 그들의 기부금이 좋은 데 쓰이도록 시민사회단체가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반박했다.
문 대표는 박 후보에게 "이제는 국민들이 네거티브 공세에 비판적"이라며 "네거티브 공세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어떻게 하면 서울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을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정치인은 젊은이와 중소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들의 집세, 등록금, 일자리에 대한 불안에 답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3일 서울 목동에 있는 뉴 패러다임 인스티튜트에서 문 대표를 만났다. 인터뷰는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가 진행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편집자>
▲문국현 뉴패러다임 인스티튜트 대표와 박인규 프레시안 대표. ⓒ프레시안(김윤나영) |
"안철수, 박원순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표본"
프레시안 : 기존 정치가 국민들의 열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을 직업적 정치인이 아닌 사람들이 바꿔보려는 시도가 있었다. 2007년의 문국현이 대표적이다. 박원순 후보의 도전을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서 볼 수 있을 것같다. 시민사회의 일원으로서 정치를 바꾸겠다는 도전을 먼저 해 본 사람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
문국현 : 박원순다운 결정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안철수, 박원순 두 분 다 한국에서 성공한 지도층이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즉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던 사람들이다. 지도층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해야 하는 순간에 시대정신의 부름에 응했다는 것은 굉장한 용기고 책임있는 행동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 운동을 한 사람들답다.
로댕의 <깔레의 시민>이라는 작품이 있다. 프랑스와 영국이 백년전쟁을 할 때, 깔레라는 항구도시는 죽음을 앞둔 시민과 국민을 위해 6명의 지도층이 대신 죽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결국 6명의 지도층이 절망하는 시민을 구하고자 목숨을 버리겠다고 나섰다. 그 6명이 없었다면 깔레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양극화 문제 심각…사회가 기업과 정부 개혁해야"
지금이 그와 같은 형국이다. 모든 젊은이들이 절망하고 있고, 국민의 99%가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이 너무하다고 생각한다. 양극화를 이대로 둘 것인가, 일자리는 없고 비정규직은 많고 대학생에게는 희망이 없는 사회를 유지할 것인가에 의문을 던지고 있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커다란 분노가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모른 척 하면 안철수, 박원순 본인은 편하겠지만 조만간 한국사회는 경착륙할 수도 있다. 한번 경착륙한 사회를 정상화하는 데에는 5년에서 10년은 걸린다. 두 분의 용기있는 활동과 처신에 존경과 감사를 전한다.
한국은 양극화가 전 세계에서 가장 심한 국가 중 하나다. 지난 4,5년 간 GDP는 안 늘었는데, 몇몇 대기업의 소득은 2배 이상 커졌다. 환율이나 불로소득 효과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들의 희생 위에서 대기업이 커졌다는 뜻이다. 또한 한국은 전 세계에서 열 번째로 많은 예산을 쓰는데, 국민소득순위는 오히려 10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기존 체제는 한계를 다했다.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부패하고 낭비적인 체제를 극복할 촉매제가 필요하다.
세계적인 경영학자인 피터 드러커같은 사람은 21세기에도 큰 기업이나 큰 정부는 국민을 살리지 못한다고 했다. 사회가 공동체적 정신을 가지고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면서 커가야 한다고 했다. 사회가 기업과 정부를 개혁시킬 때 정부가 책임을 다하고 기업도 경쟁력을 갖는다고 했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안철수, 박원순이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기업·정부·사회간 협력이 중요한 시대…안철수, 박원순은 개혁의 적격자"
프레시안 : 기존 체제는 희망을 불러일으킬 수 없는 망가진 체제라고 했다. 그래서 안철수나 박원순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치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한국 정치에 대한 냉소적인 시각이 있다. 또, 박원순 후보가 시민운동가로 남아 자기 역할을 하는 게 좋은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문 대표도 4년 전 정치계에 나왔을 때 고민한 문제들일 것이다. 한국사회의 문제를 정치로 해결할 수 있는가? 시민운동가가 정치인이 되는 게 좋은 선택인가?
문국현 : 우리 사회에 절박함이 퍼지기 전인 2007년에 내가 예방적으로 나왔다고 한다면, 지금 안철수, 박원순이 안 나왔으면 한국의 지도층은 아무도 존경받지 못했을 것이다. 이건희 회장도 삼성이 썩었다고 걱정하고 이명박 대통령도 나라가 썩었다고 걱정하는 판국이다. 양극화도 해결 못하고 있고, 세계적인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젊은이들은 기존체제를 신뢰하지 않는다.
안철수, 박원순은 자기분야에서 성공하면서 사회적인 책임과 관련된 활동을 20년 가까이 한 사람들이다. 그들이 기업, 시민사회, 국제사회에서 가졌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체제보다 나은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 시민사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정치에서도 하기 바란다. 시민사회를 촉매제로 삼아 기업과 정부를 책임 있고 경쟁력 있고 건전한 곳으로 만드는 데 두 사람이 적격자다. 계속 자신의 분야에만 머물 것이 아니다. 전 세계가 다영역 간 협력을 중시하고 있다. 기업, 정부, 시민사회의 협력이 중요하고, 이것이 국가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시대다. 기업과 시민사회의 전문가인 안철수와 박원순은 우리사회의 등대와 같다.
프레시안 : 이제는 정치를 기존 정치에 맡길 수 없다는 뜻인가?
문국현 : 기존 정치가 이미 실패했다는 건 양극화 현상으로 나타났다. 예산은 전 세계 10위권인데 국민소득순위는 전 세계 15위다. 비능률과 낭비, 부패, 탐욕 때문이다.
프레시안 : 박원순 후보가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몇몇 원로와 상의했다고 하던데, 문 대표와도 논의한 적이 있나?
문국현 : 구체적으로 논의한 적은 없다. 다만 안철수 교수와 박원순 변호사가 청춘콘서트를 통해서 고민하는 것들, 또 그 뒤에서 그들을 도와주는 평화재단의 많은 사람들이 같이 고민하고 협력하는 사항들은 공유했다. 박원순 후보가 백두대간 종주에 들어가기 전에 시민사회나 국제기업인들이 고민하는 문제들을 많이 들어봤다. 백두대간 종주에 다녀와서 상황이 바뀌었지만, 박원순 변호사는 가기 전에 전 세계적인 걱정, 양극화 과제, 벤처인, 젊은이의 목소리를 많이 듣고 갔다.
"네거티브 공세?…도둑이 매 드는 격"
프레시안 :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이른바 제3정치세력의 대두, 즉 시민사회세력이 정치권에 진입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그런데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나경원 후보가 앞섰다고 한다. 여기에는 한나라당이 병역 의혹, 대기업 모금 등의 집중적인 네거티브 공세를 하는 것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나경원 후보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추세다. 현재의 선거상황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문국현 : 끝까지 네거티브 공세를 하지 않는 박원순 후보에 대해 좋게 얘기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과거에는 무조건 어느 한 당을 지지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번에 보니 사람들이 남에게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 사람들은 아직도 정신 못 차린 것이라며 분노하더라.
일부 주도적인 세력은 젊은이와 중소기업의 목소리, 서울 시민들의 집세, 등록금, 일자리에 대한 불안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고 네거티브 공세만 한다. 도둑이 매를 드는 격이다. 정치인들 중에는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군대에 안 갔다 온 사람들이 상당수다. 13세 때 입양된 결과 자동적으로 군 면제가 된 사람을, 20대에 군대를 회피한 사람들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 장관이나 정치인 중 상당수가 건강을 핑계 삼아 군대에 가지 않는데, 그들이 어떻게 여성 후보를 내세워서 다른 사람을 공격할 수 있나? 남들이 보기에는 적반하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네거티브 공세는 끝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프레시안 : 아름다운 가게, 희망제작소 등이 대기업의 돈을 받아서 활동했다. 대기업을 감시한다는 사람이 대기업한테 돈 받는 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게다가 아름다운 가게는 재벌을 감시하기 위해 탄생한 단체도 아니다. 자선, 교육, 공익을 위해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시민단체다. 기업이 정경유착에서 벗어나도록, 그들의 기부금이 좋은 데 쓰이도록 방법을 제시하는 곳이다. 재벌, 대기업, 중소기업은 존경받는 사회를 만들자고 아름다운 가게 활동에 스스로 참여한 것이다. 감시 역할을 하겠다고 자처한 적도 없는 단체를 두고 그런 식으로 선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런 식으로 거짓 선동하는 사회는 야만적인 사회다.
"대기업의 사회공헌 권장해야"
프레시안 : 대기업으로부터 헌금을 받아 사회 활동하는 것이 그렇게 나쁜 일인가?
문국현 : (기업과 시민사회 간의) 협력은 필요하다. 기업은 정부의 공익활동이 미치지 못하는 곳이 어디인지 모를 수가 있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현장에 있기 때문에 정부가 미처 하지 못하는 일을 적시에 적은 비용으로 더 만족스럽게 수행하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 공인된 시민단체는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 하는 큰 기업이나 개인의 돈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 아름다운 재단도 공인된 시민단체다. 전 세계가 알아주는 시민단체의 롤 모델이다.
프레시안 : 미국의 워렌 버핏은 부자한테 세금을 더 내라고 하는데, 한국 대기업의 사회공헌은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어떤가?
문국현 : 한국은 정경유착은 심한 반면에 조세제도상 기업의 사회적 공헌이나 기부를 억제하는 사회다. 기업이 비공식적으로 돈을 빼돌리는 것은 아무도 모르니 놔두고, 공개적으로 좋은 일에 돈을 쓰는 것은 억제한다. 예를 들면 세법상 개인은 자기 소득의 10%밖에 기부하지 못하고, 기업은 소득의 5%밖에 기부하지 못한다. 5%를 넘어서 기부하면 따로 세금을 내야 한다. 유한킴벌리가 44%의 세금을 내면서 나무심기 운동을 했다. 나라가 기업이 좋은 일 하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 대통령령이 지정하는 기부금은 5% 한도를 넘어도 면세받도록 했지만 꽤 많은 경우가 면세 예외다.
다른 나라에서는 기업이 연소득의 10%를 기부한다. 한국 평균이 2.5%이니 4배 이상이다. 개인은 10%가 한도인데, 50%까지 기부 한도를 높여놓은 국가도 있다. 기업은 개인보다 기부 한도도 높고, 실제 기부비율도 높다. 심지어 영국은 기업의 기부 한도가 무제한이다. 영국에서는 세전소득을 다 기부해도 세금을 안 내기 때문에 1000조가 넘는 사회적 투자기금이 있다.
프레시안 : 정부는 왜 한도를 초과한 기부금에 대해서 세금을 매기나?
문국현 : 정부의 세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도 기업과 개인의 기부 한도를 적어도 일본 기준인 10%와 25%로 각각 높여야 한다. 기부금을 아는 사람끼리 주고받거나, 기부금이 정경유착에 활용되지 않도록 아름다운 가게나 희망제작소 같은 좋은 단체들 20, 30군데에 기부하게끔 해야 한다. 이런 단체들이 기부금을 통해 정부가 할 일을 정부보다 적은 예산으로. 정부의 세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제때 만족스럽게 할 수 있는 사회가 선진사회다.
건전한 시민단체는 어떻게 (기부금을) 효과적으로 쓰는지 교육해 달라는 큰 기업도 있다. 재벌이 나쁜 생각만 하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처럼 비용의 일부를 직원들에게 써서 직원들이 시민사회와 함께 정부나 기업의 예산이 부족한 곳의 공익적 복지, 교육, 일자리 등의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협력을 통해 창조력이 생긴다. 창조력은 시민사회를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기업과 국가로도 전이된다.
"박원순,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기보다는 정책에 집중해야"
프레시안 : 아직은 여당의 네거티브 공세가 거세서 박원순 후보는 네거티브 공세를 막는 데 급급하다. 최근에는 일체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서울시를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에 대한 박원순 후보의 비전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박원순 후보에게 조언을 한다면.
문국현 : 박원순 후보는 사회적 자본, 공익활동, 나눔활동의 상징이다. 기업을 존경받게 하는 사회적 책임운동의 선구자다. 이 사회의 신뢰자본을 늘리고 나눔이나 배려에서 오는 행복자본을 늘리는 사람이다. 선진국은 하드웨어에 100을 투자하면 소프트웨어나 사회적 자본이 늘어나서 1000을 만드는 사회인데, 한국은 그동안 너무 하드웨어에만 중점을 뒀다. 물적 자본은 쌓았는데 지적 자본이나 사회적 자본은 따라가지 않으니, 세계 최대 설비나 구청, 시청을 갖고 있는데 행복도는 세계 최저다. 박원순 후보는 사회적 자본을 갖고 있고 세계의 선구적인 사례를 많이 들여올 수 있다. 네거티브 공세를 하면 이제는 국민들이 그 말이 네거티브라는 것을 다 안다. 네거티브 공세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어떻게 하면 신뢰, 나눔, 배려, 협동 등에서 오는 행복감인 행복지수가 서울에서 지금보다 더 높아지는가에 집중해야 한다.
ⓒ프레시안(김윤나영) |
"양당체제는 부패에 약해…제 3세력이 정치 선순환 이뤄야"
프레시안 : 일반 시민으로 밖에서 정치권을 봤을 때와 정치인으로서 직접 겪은 바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문국현 : 양당체제가 개혁을 사실상 못하게 한다. 경쟁자 없이 안주할 수 있는 상호의존적 체제이기 때문이다. 국민, 시민, 경제, 기업은 저 멀리 가 있는데 양당체제는 과거의 방식으로 지역, 학교, 혈연, 부패로 묶어두는 것이 가능하다.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려면 선진국처럼 다양한 신진세력, 제3의 세력이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 제 3세력이 들어올 수 있는 통로가 20~30%는 돼서 개혁의 촉매제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기존 세력이 부패하지 않고 선순환할 수 있다. 좋은 사람은 남고 좋지 않은 사람은 퇴출될 수 있다. 그런 식이어야 정치생태계가 건강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변한다. 지금은 이미 국민이 기대를 저버린 지 오래다. 마지못해 있는 사람들 중에서 선택해왔는데, 안철수, 박원순은 새로운 사람들이다.
프레시안 : 제 3세력으로 안철수, 박원순도 있고 창조한국당도 그 중 하나일 수 있겠다. 안철수, 박원순, 조국이 있었던 평화재단도 있다. 혁신과 통합 얘기도 나온다. 물밑에서 많은 사람이 새로운 정치를 위해 움직인다는 느낌이 든다.
문국현 : 혁신과 통합은 기존질서를 중심에 둔 재편을 얘기하는 것 같다. 평화재단을 이끄는 법륜스님, 윤여준, 김종인, 안철수, 박경철이나, 김광수경제연구소의 사람들이 서로 다른 방법으로 젊은 세대를 위한 정치와 정당을 얘기하면서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했다. 투표권이 없는 10대, 미래세대부터 20대~40대 초반까지 우리 사회의 절반을 대변하는 정당과 정치세력을 만들겠다는 사람도 있디. 희망정치, 녹색정치, 경제정의 그룹도 5~6개 있다. 하나같이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이며, 선진국에서 성공한 사례를 바탕에 두고 있다.
안철수, 박원순은 그 중 두 세력을 대표하는 분이다. 그분들이 다른 그룹을 더 받아들여 협력과 창조를 통해 한국의 제 3세력을 의미있게 만들고, 그것이 기존 양대 세력이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준다면, 사람들이 혐오하던 정치와 정당이 원래의 위치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안철수, 박원순이 기존 세력을 없애기 위해 간 것이 아니라 기존 세력 중 상당수가 다시 존경받고 신뢰받을 수 있는 정당체제와 대의정치체제로 가기 위한 발판을 만드는 촉매제가 되고자 간 것이라고 본다.
"교육, 일자리, 사람에 투자하라"
프레시안 : 마지막으로 박원순 후보에 대한 당부 말씀을 들려 달라.
문국현 : 양극화를 해결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정부의 예산 관리시스템을 기득권과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독일식 접근을 할 때 가능하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정부 재창조론을 5년 전에 주장해서 오늘날 독일이 EU 전체의 문제를 떠안고도 EU를 살아남게 하는 성공사례를 냈다. 실업률은 반으로 줄었고, 무역흑자는 2000억 달러를 넘게 유지하고 있다. 비결은 교육, 일자리, 사람에 투자하는 것이다. 안철수, 박원순의 머릿속에는 통계상으로는 63%이고 실제로는 57%인 고용율을 올리는 방법, 정부 재창조 방법이 들어있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인 성공사례와 노하우를 아는 이들을 잠시나마 도와줘서 서울, 대한민국을 성공시켜야 한다. 이미 실패한 사람들은 실패한 방법으로 더 나설 필요가 없지 않나. 국민소득 2만 달러에서 3만, 5만 달러로 가는 힘은 창조, 신뢰와 같은 사회적 자본에서 나온다. 수백만 일자리가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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