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의 보수 매체 <데일리 콜러>는 오바마 대통령이 월스트리트를 공격하고 있지만 지난 008년 대선 때부터 월스트리트로부터 막대한 기부금을 받았고, 이는 내년 선거를 앞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정치인들에 대한 기부 현황을 분석한 미국의 비영리 재단 '선라이트 파운데이션'의 자료를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월스트리트로부터 받은 돈이 조지 W. 부시 전임 대통령을 포함해 지난 20년간 어떤 정치인보다 많았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시티그룹, JP모건 체이스 등 월스트리트의 유수 기업들이 지난 대선에서 지원한 돈은 1580만 달러(약 184억 원)에 달하며,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받은 전채 기부금 중 20%에 달한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은 또 내년 대선을 위해 오바마 진영이 월스트리트로부터 받은 돈 역시 현재까지 720만 달러에 이른다며 오바마 캠프에는 존 코진 골드만삭스 전 CEO 등 월스트리트 인사가 다수 포진해 있다고 지적했다.
▲ 지난 6일 월스트리트 시위의 처지를 이해한다고 밝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하지만 보수 진영은 그가 지난 대선에서 월스트리트의 정치 후원금을 가장 많이 받은 정치인이라며 '이중성'을 비난하고 나섰다. ⓒAP=연합뉴스 |
신문은 월스트리트로부터 막대한 후원금을 끌어온 오바마 대통령이 금융기관을 비난하거나 월스트리트 시위대를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데일리 콜러>는 미국의 보수 성향 방송인 터커 칼슨과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의 보좌관 닐 파텔이 지난 1월 만든 인터넷 신문이다.
월스트리트를 향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중 행보'에 대한 비판은 진보 진영에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미국 진보논객 로버트 라이시도 9일 칼럼에서 "오바마는 한때 월스트리트에 대해 '살찐 고양이들'이라고 비난하는 만용을 부렸지만 예외적인 발언이었을 뿐이다"라며 월스트리트 출신 인사를 잇달아 요직에 기용해 금융자본 개혁 이슈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보수 진영 역시 오바마 대통령이 월스트리트의 돈을 받을 생각이 아니면 시위대에게 동조하는 이중적 행보를 취하지 말라고 비난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애리 플라이셔는 <데일리 콜러>에 "(오바마가) 시위대가 나눠주는 전단은 받아들겠지만, 시위대에 뛰어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시위대 자체는 지금까지 특별한 정치적 입장을 내보이지 않았고, 현재의 불만을 표출하는 것으로도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시위대에 지지 의사를 밝히고 있는 있는 민주당이 이들을 적극적으로 선거 국면으로 끌어들일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오바마의 '불편한 진실'에 대한 보수 진영의 공격도 거세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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