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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즐겁고, 눈이 황홀하고 입이 행복한

[안병권의 고향보따리]<30> 구미 정세화 파프리카

사람을 만나고 인터뷰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의 생각은 나날이 새로워진다.

특히 농업이란 분야에서는 지금 농사를 짓고 있지만 살아온 내력을 따라 들어가면 전혀 예상치 못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많다. 평생 농사를 짓고 살아온 사람들보다 이런저런 삶의 굽이굽이를 넘어온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을 보면 농산업은 농업 그 자체보다도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삶이 더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분야가 아닐까 싶다.

짜장면 배달, 신문팔이, 구두닦이, 눈물 젖은 빵, 건달생활, 난전장사, 룸싸롱 주인… 아주 오래 전에 읽은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 이동철의 '어둠의 자식들'과 김홍신의 '인간시장'에 나오는 밑바닥 생활들을 골고루 전전한 한 농부를 만났다.

내가 생각해도 슬픈 인생
▲ 경북 구미시 옥성 구미 (유)구미원예 하나로파프리카 정세화 대표(52세) ⓒ안병권

지난 4월 영덕에서 있었던 경북스토리텔링 프로젝트 준비 미팅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내려 오는데, 정세화 대표가 내 차 근처로 와서 "안소장님! 제 이야기 며칠밤을 들어도 부족할 정도로 구구절절인데 언제 한 번 들려드리겠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 라며 인사를 건낸다. 얼마나 사연이 많길래?

그래서 기억이 나는 사람이다.

고향이 경북 상주 이안인 그는 국민학교(초등학교) 2학년때 당시 400원인가 하던 기성회비를 못 낼 정도로 가난해서 무작정 집을 나왔다. 9살짜리 꼬마가 무슨 앞뒤 생각이 있어서 그리했겠는가? 10살 때 다시 가출했고 아버지한테 잡혀서 들고 나고 몇 번, 결국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2학년 중퇴다. 그에게는 졸업장이 없다.

1학년 때까지 한글을 잘 몰랐던 꼬마 정세화는 가출해서 중국집 배달원으로 일할 때 중국집 사장에게 배웠다. 12살 무렵 중국집 배달을 하고 있을 때다. 지금은 중국음식 배달통이 알미늄 재질로 산뜻하지만 40년 전 당시에는 나무통에 음식 넣어 배달하던 때다. 그때 까지는 또래의 친구들과 잘 어울려 놀고 친하게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들이 중학교 올라가고 나서 교복을 입고 나타났다. 그 순간부터 안면을 싹 바꾸더니 앞으로는 짜장면 배달하는 너와는 친구할 수 없다며 곁을 두지 않은 채 떠나가 버렸다. 그때의 그 배신감은 어린 마음에 아주 큰 상처를 주었다. 그날 정세화는 우둘두툴하게 세멘으로 바른 담벼락을 주먹으로 치면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면서 울었다. 그리고는 다짐했다. "좋다 너네들 중3, 고3, 대학4년, 군대3년 재미있게 잘 보내라. 나는 그 13년 동안 사회를 배우겠다. 그리고 난 이후에 너희가 많이 아는지 내가 많이 아는지 견주어보자"

산전수전(山戰水戰), 위험한 짓도 많이 했고, 눈물 젖은 빵도 먹었고 도둑질도 해봤다. 점촌 어느 빵집에서 10원짜리 크림 빵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주인 몰래 훔쳐 먹었다. 한 번 두 번은 괜찮았는데 4번째 걸렸다. 걸렸을 때 주인아저씨가 빵을 주면서 먹으라고 하길래 어린 마음에 아저씨가 용서해 주시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입에 넣으면 넣는다고 때리고, 안 먹으면 안 먹는다고 때리고… 그때 눈물 젖은 빵 제대로 맛 봤다. 그렇게 험난하게 살았다.

20대에는 아는 누님의 일을 도우며 룸싸롱 일을 거들다 27살 때 대구에서 룸싸롱 사장으로 사업체를 경영하게 된다.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장사도 사업도 연륜이 맞아야 되는 가보다 싶다. 룸싸롱을 경영하기에는 나이가 너무 어렸다. 세상 돌아가는 물정을 이해하기에는 연륜이 짧았던 것이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세화 대표의 인생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하고 물었더니 "내가 생각해도 슬픈 인생"이라며 웃는다.

하나로 파프리카

▲ 하나로파프리카 유리온실은 전자동 관리시스템을 자랑한다. 햇볕 차광망이 닫히고 있다. ⓒ안병권

구미시 옥성면 옥관1리에 위치한 (유)구미원예 하나로 파프리카는 전국에서 제일 큰 유리온실단지 약 28,900평중 7,200평의 면적이다.

이전에는 국화와 장미를 생산하여 일본으로 전량 수출하였다. 대구 난전에서 꽃 장사를 하다 본격적으로 꽃 재배를 위해 2000년도에 지자체에서 진행한 유리온실 프로젝트에 31명중 한명으로 참가하여 장미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3년 거치 17년 분할상환의 조건으로 온실을 운영하는데 하늘의 방해일까 화훼산업은 하향길로 접어들고 그중 장미가 대표적인 희생양이 된다.

2004년부터는 상환자금도 시작해야 하는 판이라 어려움은 더욱 커져갔다. 엔화의 하락과 동남아 국가들의 기술수준 향상과 과잉생산으로 장미수출을 중단 해야 했다. 동남아의 싼 인건비와 기술의 향상으로 인해 일본 수출 대비 경쟁력이 높아지자 국내농가의 장미수출은 한 본당 원가가 250원인데 수출대금으로는 150원밖에 못 받았다.

결국 2005년 여성이 남성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발렌타인데이 하루 전날 2월 13일 밤, 유리온실의 전원을 껐다. 장미농사를 포기하고 내린 피눈물 나는 조치였다. 장미는 꽃이 피면 빨간색으로 천국처럼 예쁘지만 영하10℃로 내려간 온실은 새까맣게 변해서 '죽음의 계곡'이 되어버렸다. 그날 얼마나 북받쳐서 울었는지 모른다. 서러워서 울고, 신세가 불쌍해서 울고, 까맣게 죽어버린 자식 같은 장미를 쳐다보고 울고….

하지만 예서 말 수는 없는 일. 7,200평 이 온실을 무엇으로 운영할 것인가? 정세화 대표는 동남아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템을 고려했고 전국의 선진지들을 찾아 다니며 조언을 구했고 구상에 들어갔다. 그렇게 해서 내린 결과 7,200평을 파프리카 농장으로 재정립하기로 결정했다.

파프리카는 첨단재배기술을 접목해야 하고 고정설비투자가 선행되야 하므로 동남아국가에서 쉽게 따라오기 힘들다. 파프리카의 재배관련 한 일은 와이프가 주관하고 판매, 홍보 및 분산작업은 정세화 대표가 한다. 직원들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고 11명이 일한다. 파프리카 재배 5년차 이제 비로소 파프리카에 대해서 눈을 뜨고 있다.

장미에서 파프리카로 작목을 대체한 후 매출액도 안정적으로 급속히 성장했다. 수출을 주로 하다가 3년 전부터 수출계약 이외의 물량을 인터넷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하나로 파프리카의 특징은 고객들의 주문물량을 오전에 파악하여 당일 작업하여 그 자리에서 택배발송을 하니 상품자체가 신선하기 그지없고, 수출용의 기준과 같은 품질로 보내드리니 고객들의 만족도가 아주 높게 나온다. 향후에는 보다 큰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내수용으로 인터넷판매에 주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파프리카 파프리카

파프리카는 가지과(Solanaceae) 고추속(Capsicum) 고추종(Annuum)의 한해살이 식물로, 고추종의 6가지 아종 중의 하나로 꽈리고추와 함께 대표적인 단고추의 종류인데, 잡맛이 없고 달며, 다양한 색을 가지고 있어 샐러드나 요리의 색을 낼 때 사용되고 있다.

또한 파프리카와 같은 감미종(甘味種)은 신미종(辛味種)에 비하여 북방의 여러 나라에서 발달했으며, 미국, 유럽, 브라질, 일본 등지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식생활의 서양화가 진행됨에 따라 수요가 급증해 겨울철에도 온실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재배되어 연중 공급되고 있다. 나무 하나에 한가지 색만 열리고, 처음 열리는 모양 그대로 전체 나무에 열리는 모양이 같다.
▲ 파프리카는 카멜레온 채소, 화려한 팔방미인, 청춘을 돌려주는 채소 ⓒ안병권

과일처럼 단맛이 많아 입이 즐겁고, 아삭아삭 하는 소리로 귀가 즐겁고, 선명한 색상은 눈으로 먹는 즐거움까지 보석 같은 채소다.

19가지 영양소로 가득하며 특히 파프리카 1개에 함유된 비타민C는 토마토의 5배, 딸기의 4배, 사과의 40배, 레몬의 2배에 이른다. 또 비타민A도 풍부한데 이 비타민은 열에 강하고 기름에 잘 녹아 볶음 요리로 먹으면 효과가 더 좋다.

피망은 녹색과 빨강 2가지이지만 파프리카는 노랑, 자주, 검정, 오렌지, 백색, 빨강 등 8~12가지 색을 자랑한다. 이중에서 하나로 파프리카는 주황, 노랑, 빨강 3가지를 생산한다.

주황색 파프리카는 비타민이 많고, 철분과 베타카로틴이 많아 미백효과에 탁월하며 기미와 주근깨 등 얼굴이 검어지는 원인이 되는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한다.

빨간색 파프리카는 칼슘과 인이 풍부해 성장기 어린이들과 성인들의 골다공증 예방에 좋다. 붉은 색소인 리코펜이 신체의 노화와 질병을 일으키는 활성산소의 생성을 막아준다. 암세포증식을 억제하고, 관상동맥증 예방에 좋다

초록색 파프리카는 다이어트에 좋고 칼슘이 많아 골다공증 예방에 한몫을 한다. 철분과 엽록소는 면역력을 강화시킨다.

노란색은 비타민이 풍부해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 '피라진'이라는 성분의 파프리카 특유의 냄새는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방지해서 고혈압, 심근경색, 뇌경색을 예방해준다. 루테인과 제아신틴이라는 성분이 많아 눈의 건강에 그만이다.

파프리카 재배

파프리카 온실에 들어서니 그 넓은 면적에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말이 7,200평이지 대단히 광할했다. 또 파프리카 나무의 키가 얼마나 큰지 내 키를 훌쩍 넘어서 올라서 버린데다가 울창하기는 어찌나 울창한지 마치 아프리카 밀림속에 와있는 느낌이다. 형형색색 파프리카의 색깔은 다채롭기 그지없고 꽃이 피고 어린 녀석들도 보이고, 한참 색이 진행중인 친구들도 있고….
일에 열중인 외국인 근로자들하고 눈맞춤도 하고 안녕하세요? 인사말도 나누고 곳곳을 세심히 살폈다.
▲ 한 알의 씨앗이 싹을 틔워 세상에 나온다 ⓒ안병권

▲ 자기집으로 하나하나 옮겨 마음 붙이고 정착하게 한다 ⓒ안병권

▲ 각자의 집들이 시설속에 안착하고 살림을 시작하여 이렇게 울창한 결실로 세상에 드러난다 ⓒ안병권

▲한 알의 씨앗이 이렇게 굵고 튼튼한 나무가 되어 꽃을 피우고 잎을 열고 열매를 맺는다는게 신기하기 그지없다. 단순 부피생장으로 보더라도 수천~수만배 생장하니 생명짓의 경이로움에 그저 숙연해질 뿐이다. ⓒ안병권

7월 15일경 파종, 8월 15~20일경 정식하면 그 한 달 후인 9월 15일경에 첫 착과가 이루어진다. 특별한 문제없이 잘 자라나면 11월 들어 수확이 시작된다. 환절기나 건조기에는 흰가루병이 돌고 해충으로는 진딧물, 총채벌레, 담배가루이, 온실가루이 같은게 주종이다. 현재에는 친환경제재로 방제를 하고 있으나 이후에는 천적방제시스템을 적용하려고 계획중이다. 파프리카를 재배한다는 것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세밀하게 사물을 살펴야 되는 일이다. 그는 그 일을 위해서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연구하고 조사한다.

세계적으로 네덜란드는 화훼 및 원예사업의 메카로 전세계인들을 대상으로 농업교육도 많이 실시한다. 2009년도에 각국의 농업인들을 초청하여 진행한 파프리카 교육과정을 수료했고 참가한 교육생중 2명에게 수여하는 상을 받기도 했다. 그 교육덕분에 파프리카에 대한 이해와 농업에 대한 스스로의 접근성이 많이 높아졌다. 농사와 자신의 삶이 훨씬 더 구체적으로 한 몸이 되어 돌아간다는 뜻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파프리카 농사는 단순히 재배가 아니다. 끊임없이 이야기도 나누어야 하고 음악도 들려주어야 하고 아픈데 없나 추운데 없나 하나하나 살피지 않으면 안된다. 내 숨결과 더불어 현재 진행형인 내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도 배웠다.

농장을 둘러보니 빨강색과 노랑색이 주종이고 주황색이 별로 안보였다. 이왕 칼라풀 하려면 주황색이 곁들여지면 더 좋을텐데 하고 물었다. 당연하지요 주황색이 갖는 색감은 정말 중요해요. 하지만 주황색 파프리카는 나무에 달리는 갯수가 적다. 그래서 단위면적당 수확량이 현저히 적어요. 그러다 보니 주황파프리카는 보통 주력으로 재배하는게 아니고 보조군으로서 재배한다. 그렇게 해서 한 상자에 주황색을 3~4개라도 넣어드리고 있다.

입이 즐겁고 귀가 즐겁고 눈이 즐거워

파프리카는 필자에게는 낯선 과채류였다. 쌈장에 풋고추 얼큰하게 즐기고 된장고추장 찌개하나면 넉넉하다 생각했고 김치 보쌈에 소주한잔이면 "거 아주 맛난 음식 보시 받았네" 싶었다. 여름철 텃밭에서 나는 상추를 비롯한 몇 가지 채소 뜯어먹는 재미와 몇 주 안되지만 고추나무에 달린 풋고추 청양고추 따먹는 재미면 그만이지 싶었다. 사실 피망만해도 서양고추라는 인상이 있어서 별로 식탁활용을 안하고 살았다. 미식가분들이야 다른 뜻을 가졌겠지만 내게는 피망이나 파프리카가 그리 가까운 친구들은 아니었다.
▲ 야채겉절이와 볶은밥 ⓒ안병권

그러다가 재작년인가 싶은데 파프리카를 만나고 먹어볼 기회가 생겼다. 달짝지근한게 생으로도 먹을 만 했고 색깔이 가히 환상적이라…. "어라! 이거 나 같은 사람이 먹어도 될만하네! ^^" 뭐 이런 류의 엉성한 고백을 하고는 기본적인 단계부터 응용을 시작했다.

우리 집의 대표적인 여름반찬이고 가장 많이 올라오는 찬이 야채겉절이다. 텃밭에서 적상추, 청상추, 트레비소, 쌈케일을 풍성하게 뜯어와서 소금과 참기름, 깨소금으로 큰 양푼 하나에 버무려내는 아주 간단한 녀석인데 나는 이 친구를 정말 좋아한다. 여름 내내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여기다가 색깔 파프리카를 곁들여 넣으니 보기에도 맛에도 영양에도 한결 업그레이드 된 기분이 들었다.
▲ 야채토마토 샐러드에 삼색 파프리카가 들어가면 미감식감이 레벨업된다. ⓒ안병권

또 샐러드를 만들 때 삼색 파프리카가 들어가면 모양 그대로 비주얼이 환상적이 된다. 볶음밥을 할 때도 깍뚝 썰기를 해서 넣으면 볶은 밥의 품위가 급상승한다. 잡채 할 때도 그만이다.

이외에도 블로그나 까페를 보면서 각 가정에서 수백수천가지 파프리카 요리가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렇게 다양하게 파프리카를 즐기고 있었구나 싶어서다.

확실히 요즘의 요리는 맛도 맛이지만 눈으로 먹는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다른 재료들과 대립하지 않으면서 자기의 맛과 색깔을 제대로 드러내 전체를 특징 지우는 파프리카의 본성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말맺음을 하며

지난 20년 동안 농업에 종사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 다양한 컨셉의 농업을 마주대하기도 했다.
그중에서 파프리카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 것은 '색깔'때문이다. 원색의 칼라가 내 뿜는 강력한 인상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나는 연한 파스텔톤의 빛깔을 좋아했고 무채색의 단순 간결함을 좋아했다.

앞으로도 여전하겠지만 파프리카처럼 전체로는 강렬한 원색이지만 부분적으로 나누어지면서 연출되는 원색의 다양한 전개도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야기 자료를 만들기 위해 파프리카로 여러 가지 사진을 찍는데 정말 색감 그 자체는 다이나믹 했다. 속이나 겉이나 파프리카는 그 스스로의 본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선뜻 다가서기가 어려웠지 다가서고 나니 그 뜻에 그 영양적 가치에, 그 맛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다.

또 그 농사를 짓는 정세화 대표의 인생역정 또한 쉽게 보기 힘든 콘텐츠를 지니고 있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여 너와 내가 살고, 인생을 즐기자"는 사무실에 걸려있는 그의 좌우명처럼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돌아왔다. 여전히 그는 '거치른 야생마'였다.

졸업장도 없고, 온갖 직업 우여곡절, 아무리 생각해도 슬픈 인생이라 하지만 어쩌면 그는 동시대인들중에서 가장 자유롭게 세상을 마주 대했던 사람이 아니었을까? 한가지 방향을 결정하면 그 일에 일로매진(一路邁進), 어떤 결과이든지 매듭을 짓는다. 그래서 내일의 희망을 열어가는 구미의 파프리카 농사꾼 정세화 대표와의 만남은 사각사각 유쾌하기 그지 없었다. 정세화대표와 그 가족들이 건승을 빌어마지 않는다.

내가 생각해도 슬픈 인생

밑바닥 생활 전전긍긍
안해 본 짓, 못해 본 짓 없이 살았다

내딛는 발걸음 온갖 설움 눈물바다
졸업장 없이 산 인생
이리 채이고 저리 채이고
아무리 생각해도 슬픈 인생...

하지만 그는
이 악물고 살아냈고
매사에 최선을 다하고
하나하나 생활에서 지혜를 배웠다.

장미온실 빠른 판단
파프리카 빠른 선택
한 가지 방향 결정하면
일로매진 매듭 짓는다.
작물관리,사람관리
마음관리 최고박사

파프리카 농사짓는
거치른 야생마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형형색색 꿈을 이루어 가는 사람
쉽게 만나기 힘든 컨텐츠
정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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