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표정이 없고 말이 없는 사나이라 접근 자체가 어려웠다. 하지만 내가 외국인 돕는 목사라는 걸 알고는 달라졌다. "외국애들 골 때리죠?" "때리는 애도 있죠." 맞장구를 쳐주자 자기 친구의 불행한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베트남 여자랑 결혼했는데 한 달도 안 돼 도망갔대요." "황당하군요." 친구야 어찌 됐든, 친구의 도망간 아내 덕분에 말문이 트였고 친해졌다.
차가 또 고장 났다. 뒷 트렁크를 올리기가 힘들고 올려놓으면 쿵하고 떨어진다. 물건을 꺼내려면 초등학교 때 벌서듯이 두 팔을 올리고 버티면서 행인에게 부탁해야 한다. "실례지만 공구함 좀 꺼내주실래요?"하고. 트렁크 쇼바 고장이다.
현대 서비스에 갔더니 부품을 주문해야 한다면서 며칠만 기다리란다. 며칠 좋아하네! 꾹 참으면서 한 달을 기다렸다. 그래도 답이 안 나온다. "글쎄 맞는 부품이 없다네요. 온다는 보장도 없구." 내 이놈의 현대서비스 다시는 오나 봐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그 1급 공장으로 갔다. 공장장에게 사정했다. "트렁크 열다가 팔 부러지겠어요. 쇼바 좀 고쳐주세요." 하지만 정비공장에 부속이 있을 리가 있나? 예상한 대로 그는 "부속 사와요. 고쳐줄 테니." "맞는 부속이 없다니까요. 부품 대리점에 부탁했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못 구했대요." 그는 불쌍한 듯 물끄러미 보더니 공장 뒤 곁으로 돌아갔다가 시뻘겋게 녹슨 쇠막대(그것이 쇼바였다!)를 들고 나온다. 연신 뻬빠(砂布)로 문지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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