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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인간광우병에 취약' <PD수첩> 보도, 과학적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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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인간광우병에 취약' <PD수첩> 보도, 과학적 사실"

광우병 전문가들, 대법원 판결 비판…MBC PD들 "왜 MBC 뉴스 '사과방송'만 하나"

광우병의 위험성을 보도한 MBC <PD수첩>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두고, 광우병을 연구한 전문가들이 판결 내용의 일부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한국인의 유전자형이 인간광우병(vCJD)에 걸리기 더 쉽다"는 <PD수첩> 보도를 허위로 인정한 것은 과학적 사실에 어긋난다는 비판이다.

MBC가 <뉴스데스크>와 주요 신문 광고 등을 통해 <PD수첩> 보도가 잘못됐다고 과도한 사과를 하는데 대해 제작진이 강하게 반발하는 와중에 발표된 주장이라, 앞으로 MBC 경영진과 <PD수첩> 제작진의 충돌에서 제작진의 주장에 좀 더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 "<PD수첩>보도, 과학적으로 사실"

5일 우희종, 박상표, 우석균 등으로 이뤄진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전문가자문위원회는 성명서를 내 "현재의 과학수준에서 (한국인에게 많은) MM형 유전자와 인간광우병의 상관성은 명백한 과학적 사실"이라며 "프리온 유전자 129번 코돈 부위는 개인에 따라 MM형, MV형, VV형 3가지 다형성이 존재하는데, 이 중 MM형 유전자형이 인간광우병에 취약하다는 것은 학계에서는 이미 인정된 과학상식"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학계에서는 상식적으로 받아들이는 평가를 '허위'로 판결해, 결과적으로 <PD수첩> 제작진의 보도 가치를 떨어뜨린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자문위는 그 근거로 △2009년 10월 국제프리온학회에서 영국의 인간광우병 귄위자 컬린지가 '지금까지 알려진 질병과 유전자의 상관관계에서 코돈129 MM 유전자야말로 가장 강한 상관성을 가진 유전자'라고 설명한 부분과 △한림대 김용선 교수가 여러 학술지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정상인의 94.33%에서 MM형을 갖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에서 광우병에 노출 시 변종 CJD에 걸릴 위험이 매우 높은 나라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한 사례 등을 들었다.

또 정부보고서 중 지난 2007년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 전 개최된 전문가회의 자료에 언급된 '한국민의 인간광우병 감수성이 높은 유전적 특성을 고려', '인간광우병에 유전적으로 민감한 우리 민족의 유전적 특성을 고려'한다는 내용 역시 <PD수첩> 보도의 과학적 객관성을 입증하는 사례로 제시했다.

전문가자문위는 나아가 "대법원 다수의견은 MM형 유전자와 인간광우병의 상관성이 허위라는 점을 과학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며 '인간광우병 환자 중 MM형을 보유하지 않은 사례도 발견되고 동물실험 결과에서도 MM형뿐만 아니라 MV형, VV형 유전자 보유주의 경우에도 광우병이 발생한 결과까지 보고되고 있다는 사실, 질병관리본부, 대한의사협회, 한국과학기술한림원 등에서 인간광우병 발병에는 다양한 유전자가 관여하고 하나의 유전자형만으로 인간광우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거나 낮아진다고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는 대법원 다수의견에 대해 "인간광우병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한림대 김 교수의 의견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대법원 다수의견 등에 대해 "코돈 219는 영국 사람들에게서는 다형성이 나타나지 않아 전혀 조사가 되지 않았고, 산발성 CJD(sCJD)에서만 저항성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위 주장(대법원 다수의견과 같은 주장)은 인간광우병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자문위는 "대법원의 판단은 법적 논리와 과학의 차이를 혼동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예외 없는 법칙이 없듯이 과학적 사실이 허위라고 부정되기 위해서는 예외 사례가 아니라 반증(反證)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PD들 "MBC 보도 인정 못해"

한편 <뉴스데스크> 및 일간지 광고 등을 통해 대대적으로 사과 발표를 한 MBC에 대해 시사교양국 PD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시사교양국 PD들은 6일 성명서를 내 "정부 홍보 매체에서조차 '일부 허위성이 있지만, 보도의 공공성을 인정해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심플하게 보도한 판결"에 대해 유독 MBC가 대대적 사과방송을 냈다며 "시사교양국 평피디 협의회는 이 사고(社告)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평PD협회는 "무죄 판결을 받은 사건을 유죄로 둔갑시키는, 그래서 기필코 정권에게 잘 보이겠다며 마지막까지 발악하는 경영진은 더 이상 MBC의 주체가 아니다"라며 "시사교양국 PD들은 왜곡과 억지 주장이 난무하는 사고(社告)가 결코 MBC의 뜻이 아님을 단호하게 선언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기도 전인 지난 2008년 1월 17일 최시중 현 방송통신위원장과 현인택 현 통일부 장관이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와 점심식사 자리를 만들어 이 대통령의 방미와 쇠고기 협상을 연계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기에 앞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거론되고 있었다는 이른바 '정치적 딜'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평PD협회는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 정부는 국민에게 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정작) 당신이 이 뉴스를 MBC 뉴스데스크에서 제대로 본 적이 있는가?"라고 되물었다.

MBC 보도가 자사 PD들을 향한 비판에만 매몰돼, 정작 중요한 이슈에는 침묵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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