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좀 바꿔주세요." "왜?" "손이 아파서 일을 못하겠어요." "왜 손이 아파?" 꼬치꼬치 따져 들어가자 결국 이실직고하고 말았다. "사실은 손이 아픈 게 아니라 같은 베트남 친구하고 싸웠어요." "그래서 마음이 불편하다?" "예. 불편해요. 나하고 안 맞는 놈하고 같이 생활한다는 게 너무 힘이 들어서 그래요." "사장님한테 바꿔달라고 얘기해 봤어?" "예, 해봤어요." "뭐라셔?" "다른 사람 구할 때까지 일주일만 기다리래요." 좋은 사장님이다.
"그럼 기다리면 되겠네." "안되요. 못 기다려요." "왜 못 기다려?" "사실은 저 사흘 전부터 일 안했거든요." 알고 보니 완전 배째라다! 못 기다리는 게 아니라, 이미 못 기다렸으니까.
배째라가 본론을 꺼냈다. "목사님이 사장님한테 전화해주면 안 되요?" "뭐라고?" "빨리 바꿔주라고." "안돼." "왜요?" 뭐라고 얘기하나? 다 된 죽에 코 빠뜨릴 필요 없다면 외국인이 알아듣나? 나온다는 말이, "여긴 심부름센터가 아니거든." "그럼 난 어떡해요?" "가서 기다려봐."
가서 기다렸다. 닷새 후 사장님이 직장 이동에 사인해주었다.
순수를 위해서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일은 잘 되었다. 순수하게 아무 일 안 해보기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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