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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군, '親카다피' 로커비 테러범 영국 송환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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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반군, '親카다피' 로커비 테러범 영국 송환 거부

명분은 "법의 심판 이미 받았다"…실제 이유 궁금증 일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대부분을 장악한 반군이 1988년 미국 팬암기 폭파사건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영국에서 복역했던 전 리비아 정보장교 압둘바시트 알메그라히를 다시 서방 국가에 인도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28일 <AP> 등에 따르면 리비아 과도국가위원회(TNC)의 모하메드 알알라기 법무장관은 "우리는 어떤 리비아 국민도 서방에 넘기지 않을 것"이라며 "알메그라히는 이미 한 번 법의 심판을 받았으며 다시는 심판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알라기 장관의 발언이 나오기 8시간 전 <CNN>은 트리폴리에서 알메그라히의 집을 찾아냈다며 그가 혼수상태에 빠져 죽음을 가까이 두고 있다고 단독 보도했다. <CNN>는 28일 트리폴리 부촌 지역에 있는 알메그라히의 저택을 방문해 그가 산소호흡기에 의존해 숨을 쉬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아들 칼레드는 방송에 부친이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으며 그를 도와줄 의사도 없다고 호소했다.

▲ 27일 <CNN>이 찾아낸 '로커비 테러범' 압둘바시트 알미그라히의 모습. ⓒ<CNN> 화면 캡처

알메그라히는 1988년 영국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팬암기를 폭파시켜 미국인 189명을 포함한 270명을 숨지게 한 '로커비 테러'의 범인으로 지목된 전 리비아 정보장교다.

로커비 사건을 이유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받던 리비아는 1999년 알메그라히 등 정보장교 2명의 신병을 영국에 인도했다. 이어 스코틀랜드 법정은 2001년 알메그라히에게는 종신형을, 다른 한 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알메그라히는 영국에서 복역 중 말기 전립선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2009년 8월 출소해 리비아로 돌아가 정부로부터 '국가 영웅' 대접을 받았다.

그는 3개월 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는 당시 진단과 달리 최근까지 생존해 있었다. 리비아 내전이 심화되던 지난달에는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를 지지하는 행사에 휠체어에 의존한 채 참석한 모습이 텔레비전을 통해 방영돼 그의 생존이 확인됐다. 이에 최근 영국에서는 다시 그를 영국 교도소로 데려와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

하지만 그가 '로커비 테러'의 진범이며 리비아 정부가 그 배후에 있었다는 서방의 주장은 아직까지 명확히 증명된 바 없다. <CNN>은 그가 항상 자신의 결백을 주장해 왔다고 전했다. 2009년 그의 석방 역시 온정적 차원의 조치라는 영국 정부의 설명과 달리 리비아의 석유 자원을 둘러싼 리비아와 서방국의 '정치적 타협'에 가깝다는 분석이 제기되기도 했다.(☞관련 기사:팬암 항공기 로커비 상공 테러의 진실은)

<뉴욕타임스>는 28일 알메그라히가 죽게 되면 로커비 사건의 진상에 대한 그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가능성이 끝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또 그의 죽음이 리비아 반군과 이들을 지원하는 서방국 사이의 갈등 역시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반군은 1984년 영국 주재 리비아 대사관 앞에서 근무하던 영국 경찰 이본 플레처를 총으로 쏴 숨지게 했던 '플레처 사건'의 리비아인 용의자 역시 영국에 넘겨줄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에 반대하는 세력의 소행으로 알려진 '플레처 사건'은 당시 영국과 리비아 사이의 관계를 크게 악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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