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거래일째 계속된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 이탈로 코스피 1,800선이 붕괴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오전 10시40분 현재 4천355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코스피는 개장 직후 1,800선을 내주고 1,730선까지 떨어졌다.
외국인은 운송장비(-1천281억원), 화학(-905억원) 등 대외 경기에 민감한 수출 업종을 집중적으로 내다 팔고 있다.
코스피가 2,170선에서 가파른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지난 2일 이후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2조5천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외국인의 대탈출은 길게 보면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됐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던 이 무렵부터 외국인은 `팔자'에 나서 7월22일과 8월1일 이틀을 제외하고 매도 우위를 지속했다.
지난달 12일부터 전날까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3조6천774억원에 달한다. 이날 순매도 규모까지 합하면 4조원이 넘는다.
이 기간 외국인이 가장 많이 내다판 업종은 화학으로 순매도 규모가 1조3천489억에 달한다. 이어 운송장비(7천61억원)와 전기전자(6천426억원)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강했다.
이들은 모두 대외 경기에 민감한 수출 업종이어서 외국인 매도세는 세계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은 은행(984억원), 음식료(571억원), 증권(383억원) 등 내수 업종은 순매수했으나 규모는 미미했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은 현대중공업(-4천94억원), 하이닉스(-3천314억원), NHN(-2천752억원), OCI(-2천691억원), POSCO(-2천656억원) 등을 집중 매도했다.
외국인의 이런 매매 패턴은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가라앉지 않는 한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증권 유수민 연구원은 "간밤 미국 주가지수가 폭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냉각됐다. 오늘밤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관은 외국인과 뚜렷이 대비되는 매매 패턴을 보였다.
기관은 지난달 14일부터 `사자'에 나서 이달 2일과 4일 이틀을 제외하면 순매수 행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5일부터는 저가매수에 나서 강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 2일부터 기관은 화학(5천306억원), 철강금속(2천915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종목별로는 기아차(6천591억원), POSCO(5천209억원), NHN(3천649억원) 등에서 매수세가 강했다. 외국인이 팔아 가격이 내려간 종목을 기관이 주로 사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틀 연속 투매 양상을 보이던 개인은 이날 `사자'로 돌아서 2천226억원을 순매수하며 저가매수에 동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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