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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이 지금 '로비' 할 때인가?"

경실련 "反재벌 정서, 몇몇 정치인 로비로 못 씻어내"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요 대기업들에게 노골적인 대정치권 로비를 주문한 문건을 배포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언론에 보도된 '최근 대기업 정책 동향 및 대응방안' 문건을 보면, 주문 내용이 아주 구체적이다. 삼성그룹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민주당 대표,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 △이용섭 민주당 의원(기재위 간사), △우제창 민주당 의원(정무위 간사)을 맡고, 현대차 그룹은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주영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홍영표 민주당 의원(환노위 간사)을 맡아서 로비를 하는 식이다.

경실련 "전경련의 정경유착 조장…회장단 사퇴하고 대국민 사과해야"

이에 대해 시민단체가 5일 비판 성명을 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이날 성명에서 전경련의 문건 배포를 "정경유착 조장 행위"로 규정했다. "전경련 회장단 사퇴와 대국민 사과를 촉구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서다.

이 단체는 이날 성명에서 "과거 수차례 재벌기업들의 정치권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제공으로 인해 재벌기업 총수들이 곤욕을 치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특정 정치인을 맡아 집중적으로 로비하라는 것은 과거의 잘못된 행태를 또 다시 재연하라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재벌, 혜택만 누리고 책임은 외면"

재벌에 대한 부정적 여론, 재벌 개혁 시도 등에 대해 '로비'로 무마할 게 아니라, 왜 이런 여론과 시도가 생겨났는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담겼다. 지금의 반(反)재벌 여론은 재벌 스스로 초래한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이명박 정부의 출총제 폐지, 금산분리 완화, 금융지주회사 규제 완화, 법인세 감세, 고환율 저금리 정책 등 수많은 재벌들에 대한 지원정책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재벌은 혜택만 누리려 할 뿐, 사회적 책임에는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경실련은 "(재벌은 혜택에도 불구하고) 계열사 확대, 사내유보금 비축 등 자신들의 배만 불리는 행위를 일삼았다"라며 "특히 납품 하도급으로 묶여 있는 중소기업들의 약점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부담을 납품단가 인하,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의 방식으로 중소기업에 전가함으로써 중소기업에 대해 약탈적 행태를 보여 왔다"라고 지적했다.

"재벌 스스로 부른 '反재벌 여론',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이어 경실련은 "재벌들의 부적절한 행태로 인해 국민들 사이에 '반재벌기업 정서'가 생겨나고 정치권에서도 이를 시정하기 위한 움직임이 발생한 것"이라며 "전경련이 진정으로 재벌 대기업의 이익을 옹호하고 대변하는 단체라면 자신들의 잘못을 먼저 철저히 분석한 후 이를 시정하는 대책들을 재벌 대기업들에게 제공해야지 돈의 힘을 이용해 로비를 조장하는 대책을 세우는 것은 문제의 본질을 잘못 보아도 한참 잘못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경실련은 전경련의 대국민 사과 회장단 사퇴를 권고하며 "몇몇 정치인을 집중 로비한다고 해서 국민들의 '반(反)재벌 정서'를 없앨 수 없다"라는 지적을 곁들였다.

정교하게 작성된 전경련 문건…"이유 있는 反재벌 정서, 로비로는 못 없애"

실제로 언론에 보도된 전경련의 문건을 보면, 특정 정치인과 기업의 친소관계가 면밀하게 고려된 흔적이 보인다. 예컨대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고려대 법대 재학 시절, 서울대 상대 학생이던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 사장과 서울시 종암동에서 같은 하숙방을 썼다. 전경련의 문건에는 홍 대표를 삼성이 맡아서 로비하라고 돼 있다.

그러나 사적인 친분을 활용한 로비가 아무리 치열해도, 이미 국민에게 깊이 뿌리 내린 '반(反)재벌 정서'를 씻어내기는 무리라는 게 이날 경실련 성명의 요점이다. 대기업의 중소기업에 대한 약탈적 거래 관행을 국민은 생생히 기억한다는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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