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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 "난 해킹 사실 몰랐다. 책임질 사람은…"

궁지 몰린 '미디어 황제', 청문회서 "물러나지 않겠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19일 영국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자신의 소유한 뉴스 코퍼레이션(뉴스코프) 계열사 <뉴스오브더월드>의 해킹 사건에 대해 아무 것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19일 <가디언>과 <BBC> 등에 따르면 머독은 영 하원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의 청문회에 차남 제임스 머독과 함께 출석해 스스로 "구역질나고 끔찍한 (사생활) 침범"이라고 지칭한 해킹에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은 동료들에게 배신당했으며 해킹을 은폐하려는 시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고 책임을 떠넘겼다.

머독은 "밀리 다울러(실종된 소녀로 해킹 스캔들이 재점화된 계기가 됨) 사건에 대해 2주 전 처음 들었을 때 극도로 충격을 받았고 간담이 서늘했으며 부끄러웠다"면서도 자신은 5만300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고 해킹 사건을 일으킨 <뉴스오브더월드>는 그 중 1%에 불과하다며 자신은 이번 사건에 본질적으로 책임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럼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그는 "내가 신뢰한 사람들과 아마도 그들이 신뢰한 사람들"이라고 대답했다. 그는 또 자신이 미국에 소유한 언론사들의 수익에 집중하고 있었기에 영국에 있는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었는지 잘 몰랐다며 해당 신문사의 편집장과도 가끔씩만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과 뉴스코프가 부끄러운 방식으로 배신당했다면서 회사를 정화시킬 적임자는 여전히 자신이라고 말해 회장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위원회에 이날 청문회 출석이 "내 생애 가장 부끄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 19일 영국 하원 문화미디어스포츠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그가 영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건 영국 언론에 진출한 지난 4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다. ⓒAP=연합뉴스

전 세계가 주시한 이날 청문회에서 머독은 계속해서 해킹 사건을 주도한 범인을 특정하는 것을 회피하려고 시도했으며, 종종 변호인단의 불충분한 조언을 탓하거나 아들에게 설명을 미루기도 했다.

아들 제임스 머독 역시 해킹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도 신문사의 주요 간부들이 이를 주도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발뺌했다. 레베카 브룩스 전 뉴스인터네셔널 최고경영자도 신문사가 경찰에 금품을 제공하는 것을 승인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뉴스인터네셔널과 계약을 맺고 일하는 맥도널드 전 영국 검찰청 기소국장은 영 의회 내무위원회에 사측 변호사들이 갖고 있는 문서에서 광범위한 범죄 사실을 발견하고 사측 이사회에 전달했었다고 밝혔다.

내무위원회는 이날 언론과의 유착 의혹을 받고 사임한 폴 스티븐스 전 런던경찰청장과 존 예이츠 치안감을 별도로 불러들였다. 이들은 <뉴스오브더월드>의 해킹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런던 경찰청 공보실 직원 45명 중 10명이 뉴스인터네셔널 출신이라는 점이 새롭게 드러나면서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이날 머독 부자가 청문회에 임하면서 법률 전문가들의 조언에 따라 해킹 자체에 대해서는 잔뜩 몸을 낮추면서도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주의깊게 피해갔다고 평했다.

청문회 도중 관중 난입하기도

이날 청문회에서는 코미디언이자 사회 활동가로 알려진 조니 마블스(Jonnie Marbles)라는 남성이 머독을 공격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그는 3시간에 걸쳐 이뤄진 청문회 도중에 면도 크림이 담긴 1회용 접시로 머독의 얼굴을 치려 했다.

현장에 있던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머독의 부인 웬디 덩은 마블스의 뺨을 때리며 남편을 보호했고 그는 경비원들에 의해 즉시 끌려나갔다.

▲ 영 의회 경비원들에 의해 끌려나가는 조니 마블스. ⓒAP=연합뉴스

마블스는 공격하기 전 자신의 트위터에 "(이 공격이) 내가 예전에 했던 활동보다 더 좋은 일"이라고 썼다. 그는 또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머독은 노망난 것 같다"며 "아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늘어놓는 게 더 빠를 것 같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뉴스오브더월드>의 전직 기자로 해킹 사실을 폭로했다가 청문회를 앞두고 시체로 발견돼 충격을 줬던 션 호어에 대해 경찰은 타살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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