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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는 '돼지 여물'?…박재완, 부적절한 비유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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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는 '돼지 여물'?…박재완, 부적절한 비유 논란

외신기자클럽 간담회 "추가 감세 강행, '747'공약은 계속 추진할 목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용하는 '비유'가 잇따라 구설수를 낳고 있다. 정치권에서 벌어지는 복지 논쟁을 놓고 '스파르타의 300 전사'에 빗대 설명했던 박 장관이 이번에는 '돼지 여물통' 비유를 사용했다.

복지 강화 주장이 '포크배럴'?

박 장관은 6일 외신기자클럽 초청으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오찬 간담회에서 "'포크배럴'에 맞서 재정건전성을 복원하고 재정지출을 지속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리하는 등 재정규율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

'포크배럴'(Pork barrel)은 돼지 먹이를 담는 통을 뜻한다. 미국에선 정치적 관용어로 더 익숙한데, 정책보조금을 확보하려 애쓰는 정치인을 빗대는 표현이다. 농장주가 여물통에 먹이를 던져줄 때 돼지들이 모여드는 모습과 닮았다는 것.

하지만 이날 박 장관은 복지 예산 증액 요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이런 표현을 썼다. 복지를 돼지 여물에, 복지 강화를 요구하는 정치인을 돼지에 비유한 셈이다. 정치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스파르타의 300 전사' 비유…"민주당 의원들이 페르시아 군대냐"

▲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뉴시스
앞서 박 장관이 '스파르타의 300 전사' 비유를 사용했을 때도, 야당이 거세게 항의했었다. 페르시아의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대군이 그리스를 공격했을 때, 스파르타의 레오니다스 왕이 300명만 이끌고 테르모필레 협곡을 지키다 전멸한 사건에 대한 비유다. 이 전투는 영화나 소설의 소재로 많이 쓰였는데, 페르시아 군대가 나쁘게 묘사되고 레오니다스 왕은 영웅적으로 묘사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 장관의 비유대로라면, 복지 강화를 요구하는 야당 정치인이 페르시아 군대에 해당하는 셈인데, 야당으로선 불쾌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달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 전체회의에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박 장관을 향해 "취임사에서 스파르타 비유를 했는데 그럼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페르시아 왕이고, 민주당 의원들은 페르시아 군대냐. 이명박 대통령은 그리스 왕이냐"며 "왜 국회와 야당 의원을 적대시하는 그런 발언을 했느냐"고 질타했다.

그런데 '스파르타의 300 전사'보다 수위가 높은 '포크배럴' 비유까지 등장했으니, 야당의 반발 역시 더 거세지게 됐다.

재정위기 걱정하며 추가감세?

한편, 박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현 정부가 그동안 유지해 왔던 경제정책 기조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일관했다. 그는 "내년에 대선이 있지만 재정위기에 빠진 나라처럼 되지 않으려면 정부가 확실히 중심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가감세 철회 요구에 대해서는 "규제 개혁과 감세 등으로 경제자유를 높이고 정부 입김을 줄여 민간 활력을 높이겠다"며 추가감세를 강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재정위기 가능성에 대한 경고와 감세 정책은 양립하기 어렵다. 재정 건전성이 그토록 중요하다면, 세수를 늘리자고 주장하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장관의 발언은 여러 각도에서 비판을 살 전망이다.

"'747'공약은 다음 정권도 추구할 목표…그게 왜 터무니없는 꿈인가?"

그리고 박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747'(7% 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7대 강국)이 아직도 유효하냐는 물음에 대해 "유효한 정도라기보다 다음 정권에서도 계속 추구해야 할 목표"라며 "갈등을 크게 줄이고 경제를 실사구시형으로 내실화한다면 잠재성장률을 2%포인트 정도 끌어올릴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인구와 국민소득을 고려했을 때 세계 7위의 경제강국이라는 것이 터무니없는 꿈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한국인의 저력으로 충분히 제시할 수 있는 목표이며 의욕적으로 목표를 제시한 것이 왜 비난받을 일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야당은 곧바로 박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은 이날 곧바로 논평을 내 "현직 장관이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여야 국회의원들을 '돼지'에 비유, 정치권 전체를 모독했다"며 "박 장관이 정신 나간 사람이거나 아니면 의도적으로 정치권을 모독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국가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장관이 계층 간의 갈등 및 정치권과 국민 간에 반목을 조장하는 발언을 전혀 반성 없이 계속 쏟아내고 있다"며 "정치권 모독 및 저질 발언에 대해 즉각 사죄함은 물론, 장관직을 하루빨리 사퇴하고 아무 말이나 함부로 할 수 있는 자리로 돌아갈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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