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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에 항복한 노태우…이번엔 MB 차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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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9에 항복한 노태우…이번엔 MB 차례"

[현장] 촛불집회 참가자들 "이번에도 학생들 승리할 것"

'6.29 민주화선언' 24주년을 맞아 열린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촛불집회에 대학생과 농민, 시민단체, 노동단체, 정당관계자 등 50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29일 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이명박 정부의 등록금 정책을 규탄했다.

이날 집회는 농활을 마친 대학생들과 정치인들의 퍼포먼스가 이어지고 록밴드의 공연이 열리는 등, 평소보다 더 다양한 행사가 중심이 됐다.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학생들이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지지공연에 환호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같은 날 오후 서울시내에서 열린 '민생 파탄 이명박 정권 심판 범국민대회'를 마친 이들은 곧바로 청계광장에 모여 예정대로 촛불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범국민대회와 마찬가지로 촛불집회 역시 불허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무대에 오른 야5당(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대표들은 '반값등록금'으로 오행시를 지어 현 정부를 규탄했다.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친구 75명 중 (저를 제외한) 74명의 제 친구들이 가난 때문에 대학에 갈 기회를 못 가졌다"며 "40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등록금 때문에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천 최고위원은 "적어도 공부하고 싶은 사람, 공부할 능력이 있는 사람은 공부를 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무상교육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개그맨 노정렬은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성대모사했다. ⓒ프레시안(최형락)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대학생들의 촛불집회가 이렇게 커질 줄 미처 생각지 못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에 한 약속을 조건없이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그맨 노정렬은 전임 대통령들의 성대모사로 집회 참석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노정렬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며 "행동하는 양심을 가져라고 했더니 '행동하는 앙심'을 품었다"고 촛불집회 참가 학생들의 연행에 이 대통령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최세미(21, 진주교대) 씨는 "농활을 다녀온 후 집회에 참여했다"며 "상대적으로 등록금이 싼 교대에 다니지만, 우리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나왔다. 앞으로 내가 가르쳐야 할 아이들에게 이런 일을 물려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청년동문회'에서 나왔다는 김지연(44) 씨는 "후배들을 지원하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며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김 씨는 "6.29때 노태우가 우리에게 항복선언을 한 것처럼, 이번에도 학생들이 승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학교 동문회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반값 등록금 집회에 관련된 의견을 모아 이번 집회에 참여했다.

인터넷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이효동 씨는 "90년대 초반에는 등록금이 100만 원 안팎이었고 과외비는 20~30만 원 정도여서 학생들이 여유가 있었다"며 "요즘에는 물가가 급등한데 반해 실질소득이 낮다.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포퓰리즘' 우려가 있다손 치더라도 국민들이 이처럼 원하는 정책은 실행해야하지 않겠느냐"며 "정작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운동에 돈을 퍼붓는 정부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박자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의장의 반값등록금 실행을 촉구하는 노래에 이어 록밴드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집회 지지공연을 끝으로 이날 집회의 공식일정은 끝났다. 박종현(보컬, 기타)은 "경찰이 촛불집회에 나선 학생들을 강경하게 연행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나, 문화연대에 공연을 제안했다"며 "학생들이 쌓인 게 많아서 그런지 (보통의) 클럽공연보다 더 활기있다"고 말했다.

▲ ⓒ프레시안(최형락)

▲ ⓒ프레시안(최형락)

▲ ⓒ프레시안(최형락)

▲ ⓒ프레시안(최형락)

▲ ⓒ프레시안(최형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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