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피눈물로 수임료 3억 챙긴 전 공직자들"

[김상수 칼럼]<113> 민정수석이 민정을 버리고 대검 중수부장이 검찰과 싸운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피눈물로 수임료 3억 원 받아"

정동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이 착수금만 3억 원인 부산저축은행 송사 건에 변호사로 나섰단다. 부산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피눈물로 거액 수임료를 계약했다. 참담한 현실이다.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이인규가 자신이 바로 전에 몸담고 있던 중수부를 상대로 부산저축은행의 변호활동을 한다는 건 한마디로 파렴치하다. 중수부 부장으로 있었던 이인규가 그 중수부를 상대로 싸움한단 얘기는 분별력이 있고 없음을 떠나서 거의 착란이다.

정동기는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됐다가 국민적 저항으로 낙마한 사람인데, 바로 앞에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었을 때는 민정을 살폈어야 할 그의 역할이란 애초에 난망이었다. 저축은행에 돈을 맡겼다가 떼이는 사람들이란 바로 민정의 억울함이고 그 바로미터다. 그럼에도 여기에 대놓고 돈을 벌어보겠단 건 전형적인 파렴치다. 특히 이인규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간 당사자다.

"검찰과 공직자가 국민을 버리고 사익 추구"

검찰은 두 사람이 부산저축은행 박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됐던 것은 사실이지만 수사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했다. 대검의 한 관계자는 "박 회장 등이 구속 기소된 사실만 놓고 봐도 '수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터무니없다"? 대한민국 검찰이 당연히 구속해야 할 사안을 들어서 "구속 기소된 사실만 놓고 봐도" 수사와 무관하게 공정하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적극적인 자기부정이다.

공직에는 공공 보존의 원칙이란 게 있다. 아무리 돈에 환장한 세상이지만 공무를 맡았던 이들의 역할이란 엄연히 그 기본이 공과 사를 엄정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모름지기 국민을 보호하는 건 당연한 공직의 도덕적 책무다. 하긴 마구 막가는 집단의 정권이니 이런 교과서 같은 말은 씨도 안 먹히겠다만, 그러나 지금 이명박 집단의 공직자들은 권력을 잡았으니 내 마음 내키는 대로 한다는 식이다. 이들 스스로 도덕적 임무를 수행할 정부의 기본능력 자체를 전복시켰다. 도리어 공직의 알량한 경험을 이용하여 공직을 상대로 파먹겠다고 한다. 공공의 필수적인 것들이 사적 이익을 위해 거침없이 더럽혀지고 있다.

"뽑혔으니까 마음대로 한다?"

마술과 요술이 있다. 교묘하고 빠른 손놀림으로 특별히 만든 도구를 이용하여 사람들의 눈을 속여 신기한 일을 보여주는 마술과 요술은 눈치채지 못하도록 하는 행위이자 기술이다. 그래서 놀랍고 때로는 즐겁다. 그런데 이명박 집단의 정권에 공직자들은 하나같이 지금 국민들을 대상으로 마술과 요술을 부리는 식이지만, 이명박 집단의 요술과 마술은 금방 눈치챌 수 있고, 수도 한 참 낮고 심지어 불쾌하며 정서적으로 그 느낌은 사악(邪惡)하고 더럽다.

순간순간의 위기를 넘기면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집단의 공직자 출신 정권이란 정권의 존립이 자기모순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이명박 집단의 정권을 뽑았으니 이도 저도 만신창(滿身瘡)으로 괴롭다. 하지만 뽑아줬으니까 '너희 마음대로 하라'는 뜻은 분명히 아니다. 이네들은 조만간 일신에 망측(罔測)한 봉변(逢變)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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