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6일 오전 10시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WWDC에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잡스는 5000여 명의 참가자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날 발표된 세 가지 주제를 간략히 소개한 잡스는 곧 필 쉴러 최고마케팅책임자(CMO)에게 무대를 양보했다.
하지만 잡스는 이날 오후 마지막 행사인 아이클라우드 발표를 위해 다시 무대 위로 올랐다. 그는 "여러분들은 맥(Mac)을 통한 동기화를 해왔지만 최근 몇 년간 그런 방식은 조금씩 깨지고 있다"며 "자신들의 사진·비디오 등의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이용하길 원하는데 동기화 방식을 유지하는 건 성가신 일"이라고 말했다.
▲ 현시시각 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회의(WWDC)에 등장한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책임자. 이날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iCloud)'와 새로운 운영체계를 선보였다. ⓒAP=뉴시스 |
동기화 대신 등장한 '클라우드'는?
애플이 이날 소개한 아이클라우드는 기존의 동기화 방식에서 벗어나 대용량 서버를 통해 온라인으로 기기간 동기화하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아이팟이나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애플의 컴퓨터인 '맥(Mac)이나 윈도 피시(PC)에 '아이튠즈'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해 동기화하는 방식을 취했다. 같은 콘텐츠를 복수의 기기에서 즐기려 해도 각각 동기화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잡스는 아이클라우드를 "여러분의 디지털 생활의 중심에 디지털 허브를 옮겨놓는 것"이라며 "아이클라우드 스토어는 여러분의 '클라우드'에 담긴 콘텐츠를 자동으로 무선 전송해 업로드하고 저장한 후 다시 여러분의 모든 장치로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아이팟과 아이폰·아이패드 사이에서 사진이나 문서, 음악·주소록·일정 등 대부분의 콘텐츠가 무선망을 통해 자동 전송된다. 별도로 동기화하지 않고도 보유하고 있는 애플의 어떤 장치에서나 즉각적인 확인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유료로 제공되는 '아이튠즈 매치(match)' 서비스를 이용하면 직접 CD에서 추출한 음악이나 아이튠즈에서 구입하지 않은 음악도 공유가 가능하다.
애플은 기존에도 99달러짜리 '모바일미(MobileMe)'라는 유료 프로그램을 통해 메일·일정 등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하지만 잡스는 '모바일미'에 대해 "우리의 가장 좋은 시절은 아니었다"라며 성공적인 프로그램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또한 아이클라우드는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달 구글이 클라우드 기능을 장착한 크롬북을 선보이는 등 IT 업계에서 클라우드 경쟁은 점차 열기를 띄는 모양새다. 기존의 컴퓨터 작업이 하드디스크나 USB 등 저장장치를 통해 이뤄졌다면 클라우드 서비스는 대규모 서버에 온라인으로 작업과 콘텐츠가 저장돼 기기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구글은 '구글 독스(docs)'처럼 별로 프로그램 없이도 웹상에서 프로그램을 불러와 인터넷이 연결되는 환경에서는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구글이 업무적 효율성에서 앞선다면 애플은 이용자 환경의 편의성을 강조한 셈이다.
iOS 5에 '카카오톡' 유사 서비스 등장…논란 예고
한편 애플은 이날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계인 iOS5와 맥 운영체계 OS X 라이언도 함께 공개했다. iOS5는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먼저 선보였던 알림센터를 설치해 이메일이나 문자메시지 등의 알림 정보를 한꺼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뉴스와 잡지를 통합해 제공하는 '뉴스스탠드' 기능이 추가됐고 트위터도 기본 기능에 탑재됐다.
특히 3G와 와이파이(Wi-Fi)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 기능도 추가됐다. 이용자들끼리 글자 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문자를 주고받으며 그룹채팅과 연락처·사진 전송 등이 가능해 국내 '카카오톡' 등의 SNS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을 제공한다. 현재 카카오톡을 둘러싸고 이동통신사의 망 과부하 및 중립성 확보, 유료화 논쟁이 제기되는 와중에 국내에서 또 다른 갈등을 부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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