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를 다시 열었지만, 몸이 아파 병원이나 의원에 가고 싶어도 돈이 없어 가지 못하고 병을 키우는 사람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공개한 '2010년 지역건강통계 한눈에 보기' 자료에 따르면 시·도별 필요의료서비스 미치료율은 11.0∼20.0%였다.
최근 1년간 병·의원(치과 포함)에 가서 치료를 받고 싶은데도 사정상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이 지역별로 적게는 10명당 1명, 많게는 10명 중 2명에 이른다는 뜻이다.
특히 이 가운데 돈이 없어 치료를 받지 못한 사람의 비율을 의미하는 '경제적 이유로 인한 미치료율'은 최소 27.7%, 최대 45.7%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이 항목의 전국 평균 통계를 산출하지 않았지만 적게는 10명 가운데 3명, 많게는 4.5명가량이 돈이 없어 진료를 받지 못했다는 의미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45.7%로 가장 높았고, 경남(36.5%), 인천(36.0%), 경북(35.7%), 충남(35.5%), 부산(34.7%), 제주(34.4%), 강원(34.3%), 경기(34.0%)가 그 뒤를 이었다.
30%를 밑도는 곳은 광주(27.7%), 대전(28.2%), 충북(28.3%), 울산(28.3%) 등 4곳에 불과했다.
경제적 이유에 따른 미치료율은 특히 노인층으로 갈수록 높게 나타나 시급한 대비책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경우를 보면 19~29세 연령대는 18.7%, 30~39세는 19.2%에 불과한 '경제적 이유 미치료율'이 40~49세에서는 33.4%, 50~59세는 55.0%로 증가하고, 60~69세와 70세 이상은 무려 72.1%, 71.0%로 급증했다.
서울 시내 구별 편차도 상당했다. 강동구는 18.4%로 가장 낮았고 강남구(24.1%), 서초구(27.8%) 등이 서울 평균치를 밑돌았던 반면, 중구는 48.2%로 최고치였고 중랑구(45.3%), 종로구(40.7%)도 40%가 넘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병원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직장 문제, 건강, 육아 등 치료를 받지 못하는 원인이 다양하지만, 그 중 경제적 요인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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