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최근 아파트 시장 트렌드와 2011년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주택 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올해 초부터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위축되고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가격 하락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 절반가량 감소
실제로 아파트 매매 시장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전국 아파트 매매 동향에서 '매도세 우위'는 66%이지만 '매수세 우위'는 8%에 불과하다. 이 격차는 수도권에서 더 벌어진다. 수도권에서 '매도세 우위'는 83%, '매수세 우위'는 0.3%를 기록했다. 2009년 수도권 지역 아파트는 3만7000호가 거래했으나 최근에는 1만8000호 수준까지 감소했다.
주택 수요가 부진한 이유는 체감 경기가 악화했고 가계 부채가 늘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2009년 말 한국의 가처분소득 대비 국내 개인금융부채는 영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파트 가격의 불확실성이 커져 수요자들이 아파트 구입을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수도권에서는 거래 감소뿐만 아니라 가격 하락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올해 9월까지 서울 지역 아파트 가격은 약 2%, 분당은 약 4%, 일산서구는 약 8% 하락했다. 특히 버블세븐 지역의 대표적 신도시인 분당은 2007년 최고점보다 20%가량 떨어진 상태다.
가격 하락 추세는 상대적으로 중대형 아파트에서 두드러진다. 보고서는 특히 "중대형 아파트는 인구 구조 변화와 미분양 아파트 물량을 고려할 때 상당 기간 침체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단 서울 지역은 중대형 아파트뿐만 아니라 소형 아파트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전반적인 거래 침체 속에서도 부산, 대구 등 일부 지방의 소형 아파트 가격은 오르는 추세다. 그러나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거래가 가격을 선도한다"며 "일부 지방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시간이 지나면서 거래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입하느니 전세로 산다"…"소형 임대주택 공급해야"
아파트 매매 수요는 줄었지만 전세 수요는 크게 늘어났다. 주택 매매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수요자들 사이에 '부동산 불패' 신화가 깨졌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수요자들은 주택 가격이 추가로 하락하리라고 예상한다"며 "이들이 주택 구매를 미루고 전세로 몰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파트 시장 침체에 대한 대책으로 보고서는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단기적으로는 "재개발 시기 조정, 미분양 아파트의 전세 활용 등을 통해 전세 수급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고령화 및 핵가족화 등 시장의 필요를 반영해 소형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전셋값 상승에 취약한 저소득 계층을 위해 소형 임대주택 공급을 꾸준히 확대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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