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국내 은행을 상대로 앞으로 3개월 동안 대출취급기준 또는 대출조건에 변화가 예상되는지를 설문조사한 결과, 4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전분기보다 5포인트 내려간 6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
대출행태지수는 한은의 질문에 '완화할 것'이라는 응답에서 '감소할 것'이라는 응답을 빼 산정하는 수치로, 수치가 낮을수록 은행에서 대출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음을 뜻한다. 은행의 3분기 대출행태지수는 2분기(4)보다 크게 오른 11이었다.
이와 같은 조사 결과는 한동안 낮아지는 듯하던 대출문턱이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은행의 대출조건이 엄격해지는 반면 경제주체들의 대출수요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대출수요는 전분기보다 11포인트나 급증한 18에 달할 것으로 파악됐다.
대출수요가 늘어남에도 은행이 더 보수적으로 변하는 까닭은 당분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신용위험이 높아지리라는 전망 때문이다. 국내은행의 4분기 신용위험 전망수준은 3분기 16보다 4포인트 오른 20에 달했다. 이는 작년 4분기(2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고통이 클 것으로 조사돼, 앞으로 실물경제에도 일정 부분 타격이 올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됐다.
한은은 "경기상승세가 이어지고 계절적 요인이 겹쳐 대출수요가 커지겠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과 기업구조조정 등으로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며 "(국내 시중은행들이) 완화기조 유지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가계 역시 부동산 둔화 여파로 인해 대출이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한은은 "향후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의 원리금상환 부담 증가로 인해 완화기조가 약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8.29 대책에도 불구, 수도권 주택가격의 하락세가 지속돼 가계의 주택자금 대출이 여의치 않으리라는 이유다.
반면 대기업에 대해서는 은행의 대출 완화세가 지속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대기업이 쌓아둔 내부유보금 등으로 충분히 운용자금 조달이 가능해 대출 수요가 낮아지고, 수출호조로 업황도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 ⓒ한국은행 제공. 올해 4분기는 전망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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