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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시대정신은 야권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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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시대정신은 야권연합이다"

[이태경의 고공비행] "연합정치의 조건은 공정한 규칙"

2012년에 치러질 예정인 총선과 대선은 한국사회에 참으로 중대한 의미를 지니는 선거가 될 것이다. 정치적 민주주의, 사회·경제적 시스템, 남북 관계 등의 부면에서 이명박 정부가 저지른 총체적 실패를 돌이키기 힘든 상태로 악화시킬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희망의 단초를 조직할 것인지가 내년에 실시될 총선과 대선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없었겠지만, 내년에 시행될 총선과 대선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적은 민주주의, 정의롭고 효율적인 시장경제 및 역동적 복지사회와 특권과 반칙이 지배하는 비효율적인 시장경제 및 약육강식의 사회, 남북 간의 상생과 적대 사이에서 어떤 가치를 선택할 것인지를 결정한다는 의미에서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무게를 지닌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정초선거(定礎選擧)로 불러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문제는 더 적은 민주주의, 특권과 반칙이 지배하는 시장경제, 약육강식의 사회, 남북 간의 적대를 추구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한나라당을 총선과 대선에서 패배시키는 것이 참으로 지난하다는 사실이다. 대한민국 정치지형에서 상수(常數)일 뿐 아니라 절대강자인 한나라당은 대한민국 주류(main current)의 호민관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때문에 이들로부터 전폭적인 지원(물적, 상징적 지원)을 받을 뿐 아니라, 전체 유권자 가운데 3분에 1에 가까운 콘크리트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다. 영남패권주의에 감염되었건, 극우반공주의에 세뇌되었건 간에 대한민국에는 선거 때만 되면 한나라당에 표를 던지는 유권자들이 30%가량 된다.

더구나 한나라당은 한국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성장주의, 시장주의, 자유주의, 반공주의 같은 가치들을 선점하고 있다. 이쯤 되면 한나라당을 가히 신이 내린 정당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한국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주류들의 전폭적 지원을 늘 받는 데다 영남을 중심으로 한 절대적 지지층이 전체 유권자 가운데 30%남짓 되고 한국사회 구성원들이 신봉하는 가치들을 점유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또한 한나라당이 지닌 강점 가운데 하나는 박근혜라는 강력한 대권주자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로서는 박근혜가 한나라당의 대선후보가 될지 어떨지 알 수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야권의 대권주자들과는 현격한 차이를 두고 줄곧 대권경쟁에서 선두를 고수하고 있는 박근혜의 파괴력과 중량감은 한나라당이 보유한 큰 자산 가운데 하나임이 확실하다.

만약 대중적 흡인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큰데다 이명박 대통령과의 동일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박근혜가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가 된다면 야당으로서는 무척 곤란한 처지에 빠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서 한나라당이나 박근혜가 난공불락의 상대인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와 대한민국 유권자들이 지닌 역동성, 한나라당이 저지른 수다한 실정들로부터 얻을 반사이익 등을 감안할 때 3가지 전제조건들만 충족시킨다면 야당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를 노려봄직 하다. 3가지 전제조건은 야당 사이의 연합정치, 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모델, 공천혁명이다.

야당 승리의 3가지 전제조건 : 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모델, 야당 간의 연합정치, 공천혁명

야당이 2012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패배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대정신을 담은 국가발전모델을 매개로 야당 사이의 연합정치를 성사시키는 것이 긴요하다. 이념적, 정책적 스펙트럼이 다양한 야당들(민주당·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민주노동당)이 치열한 토론을 거쳐 전체가 동의할 수 있는 국가발전모델을 도출해내고 이를 공통분모로 해서 연합정치를 추동하는 것이다.

시대정신을 담보할 국가발전모델이라고 할 때 야당 간에 이견이 있을 만한 부문은 단연 사회·경제 시스템일 것이다. 민주당 같은 자유주의정당이건, 진보신당 같은 진보정당이건 정치·사법·언론·선거제도·환경·남북관계 등과 같은 부문에 대해서는 개혁의 방향과 방법이 크게 상이하지 않을 것이며 설령 차이가 있다 해도 좁히지 못할 정도의 이견은 아닐 것이다.

다만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사회·경제 시스템에 대해서는 야당 간에 시각 차이가 꽤 큰 것 같다. 좋은 예가 최근 복지국가 건설을 위한 재원 마련 방법을 둘러싸고 야당 간에 벌어지는 논쟁이다. 민주당은 증세 없는 복지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진보 성향의 정당들은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서 매우 회의적이다.

그러나 민주당이나 진보신당 모두 복지국가 건설에 동의한다는 점, 일부를 제외하곤 정의롭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를 지향한다는 점 등을 볼 때 대한민국의 장래 사회·경제 시스템의 선택을 놓고 노정되는 야당 사이의 관점 차이는 의외로 사소한 것일 수 있다. 즉 '공정'과 '복지'라는 두 개의 가치를 가지고 대한민국이 지향할 사회·경제 시스템을 디자인한다면 정의롭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와 역동적 복지사회 건설이 가능할 것이다.

기실 '공정' 혹은 '정의'를 토대로 새롭게 디자인되는 정의롭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와 역동적인 복지사회는 서로를 강력히 필요로 한다. 정의롭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가 정상적으로 작동해 시장에서 1차적 분배가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예산 제약의 부담이 한결 줄어들어 역동적 복지사회를 설계하고 집행하는 작업이 수월해 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역동적 복지사회의 구축 및 운용은 정의롭고 효율적인 시장경제체제의 토대로 기능할 것이 확실하다.

▲ 무상급식 논쟁을 계기로 야권에선 복지국가에 대한 공감대가 생겨났다. ⓒ프레시안

한편 연합정치를 실질적으로 구현할 방법론에 대해서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언뜻 생각나는 것이 후보단일화를 통한 선거연합, 합당 같은 것이다. 후보단일화를 통한 선거연합의 경우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정하기가 어렵다는 점, 자당(自黨) 후보를 상대로 후보단일화를 강제하거나 종용하는 데 애로가 크다는 점 등이 난점으로 지적되며. 야당(민주당·국민참여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민주노동당)전부에 일부 시민사회까지 더한 신당창당은 미증유의 실험이라는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어려움들을 돌파하고 반드시 야당 간의 연합정치를 성사시켜야 한다. 대한민국처럼 오른쪽으로 심하게 편향된 나라, 보수정당을 참칭하는 한나라당이 거대여당인 나라, 조·중·동이 여론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나라에서 권력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그 길 뿐이다. 이를 위해서는 야당 가운데 단연 힘이 센 민주당의 통 큰 양보와 진보정당들의 이념적 유연성이 필수적이다.

대한민국을 새롭게 디자인할 국가발전모델을 매개로 야당 간에 연합정치가 성사될 때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강력할 것이다. 여기에 총선에서 공천혁명이 일어난다면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될 것이다. 선거라는 게임의 속성상 인물이 지닌 매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혼을 쏙 빼놓을 국가발전모델이 야당의 합의 하에 도출되고 이를 공통분모로 야당 간에 연합정치가 성사된 마당에, 능력을 갖춘 데다 일신에 사(私)가 없는 참신한 인재들이 야당 후보로 대거 총선에 출마한다면 국민들의 감동과 지지가 얼마나 클 것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공천혁명을 통해 총선에 출마한 야당의 인재들이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어 총선 승리를 이끌어 낸다면 대선승리를 위한 8부 능선은 넘은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임하라

물론 위에서 열거한 3가지 전제조건들이 모두 충족된다고 해서 야당에게 총선 및 대선 승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싸움다운 싸움을 해볼 만한 조건을 마련한 것 뿐 이다. 그만큼 한나라당은 버거운 상대다. 솔직히 말해 16대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얻었던 48.9%의 득표율이 한국사회 진보, 개혁 진영이 현 시점에서 획득할 수 있는 최대치가 아닐까 한다.

이 수준의 득표를 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열거한 3가지 전제조건에 하나가 더해져야 한다. 노무현에게 있었던 사즉생(死卽生)의 결단이 그것이다. 야당을 포함한 진보, 개혁 진영은 선거에서 패배하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없다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심정으로 2012년 총선과 대선에 임해야 할 것이다. 하늘은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대의를 도모하는 사람과 세력을 돕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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