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故 김주현씨, 4번 투신 시도…막을 수 있었다"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故 김주현씨, 4번 투신 시도…막을 수 있었다"

"경찰은 삼성의 일개 부서인가?"

지난 11일 삼성전자 기숙사에서 뛰어내려 숨진 故 김주현 씨의 사고를 삼성이 사실상 방치했다는 주장이 재차 제기됐다. 故 김 씨의 유가족과 반올림 등은 CCTV 화면을 통해 이러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실시와 경찰의 추가적인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유가족과 민주당 이미경 의원,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민주노총,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반올림) 등은 27일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삼성을 의식해 제대로된 수사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부가 나서 김 씨의 죽음에 얽힌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김칠준 부회장은 "故 김 씨의 투신 당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철저히 밝히는 것은 경찰의 몫이지만 (경찰은) 삼성의 일개 부서에 불과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의 회의를 느끼게 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삼성이 경찰에 보낸 CCTV가 편집된 화면이었음에도 담당 경찰은 그 사실도 알지 못했고 유족들이 CCTV 원본을 삼성 측에 요구하자 경찰이 나서 넘겨주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경찰과의 다툼 끝에 유가족이 넘겨받은 CCTV 원본을 확인한 결과 故 김 씨는 4시 22분부터 6시 44분까지 4차례에 걸쳐 투신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두 번째 시도였던 5시 55분~6시 10분 사이에는 복도 창틀에 걸터앉은 채 관리 직원과 약 5분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직원의 연락을 받고 온 관리직원은 김 씨를 숙소인 603호에 데려다 놓은 후 1분 만에 방을 나왔고, 김 씨는 즉시 방에서 다시 나와 14층과 13층에서 각각 투신을 시도했다. 네 번째 시도에서 김 씨는 13층 창틀에 15분 가까이 앉아있었고, 6시 47분 경 화면에서 사라졌다.

김 부회장은 "지난 1월 3일 여성 노동자의 투신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사측은 아무런 안전대책을 취하지 않았다"며 "2시간 동안 고인이 겪은 상황을 고려하면 막을 수 있는 사고였지만 사측은 고인을 방에 데려다 놓고 1분 만에 나왔으면서도 경찰에는 5분 정도 김 씨를 안정시켰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러한 사안을 확인해야 하는 건 경찰임에도 (하지 않아) 유가족이 초 단위까지 세가며 체크해서 밝혀낸 사안"이라며 "경찰은 삼성의 하부기구 노릇을 하지 말고 책임을 가리라"고 요구했다. 그는 "또한 건장한 청년이었던 김 씨가 어떻게 입사 1년 만에 우울증이 겪을 정도로 격무에 시달렸는지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특별근로감독에 나서 노동 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지난 11일 충남 아산 탕정면 삼성전자 가숙사 13층에서 뛰어내린 고(故) 김주현(25) 씨의 영정 ⓒ프레시안(김봉규)

정의헌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은 "지난해 故 박지연 씨와 함께 김 씨의 사고는 삼성 재벌이 노동자들을 어떻게 다루고 어떤 조건에서 일을 시키는지를 만천하에 드러낸 것"이라며 "민주노총도 삼성의 무노조 정책에 맞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반성하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삼성 문제를 전 사회적인 차원에서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발언대에 선 故 김 씨의 부친 김명복 씨는 "주현이가 제대로 피어보지도 못한 채 싸늘히 식어버린 원인을 알지 못하면 평생 가슴에 짐을 안고 살 것 같다. 하지만 삼성은 이런 아버지를 모텔로 불러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추악한 행태를 보였다"며 발언 내내 흐느꼈다. 故 김 씨는 숨진 지 17일이 지난 이날까지 충남 천안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하지 않은 상태다.

- 故 김주현 씨 관련 기사 모음

"방진복 벗으니 온통 붉은 반점, 문드러진 살"
"故 김주현씨, 4번 투신 시도…막을 수 있었다"
천안노동지청, 삼성 노동자 자살 사건 조사 벌이기로
"자식이 삼성 다닌다고, 그저 좋아만 했던 저는 죄인입니다"
삼성LCD 자살 노동자 유가족, 1인 시위 시작
"아들이 회사에서 죽었는데, 삼성은 돈 얘기만…"
업무 스트레스 받아온 삼성 LCD 노동자 자살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