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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VIP 집 변기 막히면 우리에게 뚫으라고 시켰다"

롯데쇼핑, 비정규직 '통큰 해고'…노조간부 회유까지

지난해 기업형 슈퍼마켓(SSM) 편법 출점과 '통큰치킨' 등 유통업계에 화제를 몰고다닌 롯데가 이번에는 노조 탄압 의혹에 휩싸였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을 운영하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 시설관리 용역 노동자 24명을 한꺼번에 계약 해지했다. 같은 달 초, 시설관리 노동자 46명 중 34명이 백화점 측의 부당한 지시에 항의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대전지역일반지부 소속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한 직후 벌어진 일이다.

롯데백화점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용역업체 소속으로 길게는 10년 이상 백화점에서 일해 왔다. 한 달에 받는 급여는 평균 130~140만 원. 그런데 백화점 측은 이들에게 시설관리 업무 이외에도 페인트 작업 등 주어진 업무 이외의 지시를 종종 내렸다.

김경식 롯데백화점지회장은 "백화점 내의 갖가지 작업은 물론이고 심지어 VIP 고객 집 변기가 막히면 우리를 보내 뚫으라고 시켰다"며 "우리뿐 아니라 청소 노동자들도 VIP가 이사하면 집 청소를 하러 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해당 서비스 부서를 만들어야지 근무 시간에 그런 지시를 내리는 건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노조를 만들자 백화점 측은 즉시 회유에 들어갔다. 엄연섭 민주노총 대전지역본부장은 "지회장에게 노조를 나오면 현장소장을 시켜주겠다고도 했고, 간부들에겐 명절 때 나눠주던 9000원 짜리 참치캔 선물 세트가 수만 원짜리 갈비 선물세트로 바뀌었더라"며 "이에 흔들린 조합원 일부가 이탈하자 남아있는 24명에 대해 계약 만료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해고당한 조합원 일부는 이후 90일이 넘게 노숙 농성을 벌이며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2003년 미도파백화점이 롯데쇼핑에 인수되면서 이름을 바꾼 롯데미도파도 전직 문제로 시끄럽다. 지난해 말 롯데쇼핑은 롯데미도파노조 조합원 100여 명과 비조합원 10여 명을 롯데 미도파에서 롯데쇼핑으로 소속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동의보다는 강압이 앞섰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강규혁 서비스연맹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조합원들이 개인별로 3~4시간씩 불러가 전적(소속을 바꿈)을 강요받았다"며 "전적을 거부하던 10년차 경리 직원이 하루아침에 생선코너로 자리가 바뀌는 등 불이익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급을 올려준다고 유혹하거나 지난해 파업을 벌인 조합원의 경우에는 전적에 동의하면 징계 대상에서 제외시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6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연 기자회견에 롯데 측의 집단 해고와 노조 탄압이 7월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나온 조처라고 주장했다. 강규혁 위원장은 "2000년 '74일 파업'을 벌인 롯데호텔노조가 사측의 끈질긴 노력에 서비스연맹을 탈퇴한 이후 롯데 계열사에 남아있는 민주노조는 롯데손해보험과 롯데미도파 뿐"이라며 "지금 벌어지는 노조 탄압은 사실상 7월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민주노조의 씨를 말살하겠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향후 불매운동을 통해 롯데 측의 처사를 알려나가는 한편, 전국의 롯데백화점 및 롯데 마트에 산별노조 가입원서를 배포해 조직화 사업을 벌이는 방식으로 맞대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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