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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삽질 향한 집념, 1%만 전세난 해소에 쏟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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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삽질 향한 집념, 1%만 전세난 해소에 쏟아도…"

[이태경의 고공비행] "전세대란, 해법은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전세가격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다 보니 치솟는 전세가격을 감당하지 못하는 시민들은 변두리로, 서울 밖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세 가격 앙등은 서민 가계에 엄청난 부담을 주는 악재임에도 불구하고 국정을 책임진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부의 태도는 느긋하기만 하다.

이 대통령이 4대강 사업 추진에 쏟는 관심과 집념의 100분의 1만큼이라도 전세난 해소에 힘을 기울인다면 서민들의 주름살이 펼 수도 있으련만, 입만 열면 서민을 외치는 이 대통령은 정작 서민들이 직면한 최대 현안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시장경제의 신봉자인 이 대통령은 전세난도 시장이 알아서 해결할 것으로 확신하는 모양이다. 그나저나 전세가격은 왜 이처럼 오르는 것일까?

전세가격 상승의 원인은?

전세가격이 줄기차게 상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형성된 주택 매매가격의 경향적 하락에 대한 컨센서스를 원인으로 한 매수심리의 위축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2007년말 기준 대한민국 전국의 PIR(Price to Income Ratio, 주택가격을 가계의 연간소득으로 나눈 값. 각국의 주택가격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지수로 쓰인다.)은 6.5, 서울은 9.8, 강남은 11.6, 강북은 8.9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부동산버블이 정점에 달했던 2008년 미국의 PIR이 3.55, 2007년 뉴욕의 PIR이 9.3이라는 사실과 비교해 보면 대한민국의 주택가격이 얼마나 높은 수준이며, 추가상승이 여의치 않은 사정인지가 쉽게 드러난다.

주택가격이 상승은 고사하고 경향적인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컨센서스가 시장참가자들 사이에 형성되다 보니 주택 매수수요는 극심하게 위축된 반면 전세수요가 왕성하게 늘어났고, 이런 현상이 지금의 전세가격 상승의 주요한 원인 중 하나인 것이다.

상황을 더 악화시킨 것은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인데 이들은 늘어난 전세수요에 대응해 전세공급을 늘리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전세(임대)공급을 줄이는 악수를 두었다. mb와 한나라당은 무계획적이고 체계 없는 뉴타운 재개발 추진 등을 통해 멸실주택을 동시에 대량으로 발생시킨데더해, 오너쉽 소사이어티 구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줄이고 공공 분양을 늘리는 어리석음을 범했다.

강기갑 의원이 발표한 국정감사 보도자료에는 전국 지자체와 LH가 공급한 연도별 공공분야 임대주택 공급 현황이 나오는데, 2003년부터 임대주택 공급이 증가하여 2007년에는 13만 3,120호를 공급하였으나, 2008년 10만 7,890호, 2009년 7만 7,028호로, 2007년 대비 절반으로 급감하였고, 작년에는 9만호를 목표로 하였으나 8월말 현재 2,491호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공공분야의 분양주택 공급은 2008년까지는 완만하게 증가하였으나, 2009년 9만 8665호로 2007년 대비 2배 가까이 급격히 증가하였다(그림 참조).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데 반해 전세(임대)공급은 이를 따르지 못하거나 오히려 줄어드니 전세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한 이치. 그런데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것은 위에서 살핀 것처럼 상당부분 현 정부와 여당의 부동산에 대한 철학의 부재, 정책의 실패 탓이다.

전세가격 상승을 잠재울 대책은 무엇인가?

그렇다면 전세대란을 근본적이고도 종국적으로 해소시킬 방법은 없는 것일까? 전세대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매매시장이 정상화되어야 한다. 단 이때의 정상화란 주택가격의 하향안정화에 기반한 거래 활성화를 의미한다. 지금처럼 터무니없이 높은 주택가격이 하향안정화 되면 실수요자들이 주택을 매수할 유인을 갖게 될 것이고, 이는 자연스럽게 전세 수요의 감소로 이어진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지주와 토건업자들을 위한 부동산 가격 떠받히기 정책을 포기하고 보유세 및 개발이익 환수장치의 부활 등의 시장정상화 조치들을 재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한 주거복지 차원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거단위의 10%에 이를 때까지 추진하고 위치를 감안해 기존 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공공임대주택 건설은 서민주거안정 뿐 아니라 위축된 건설업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며, 나아가 주택수급 균형의 안전판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즉 공공임대주택건설은 멀쩡한 강바닥을 파헤쳐 환경을 파괴하고 세금을 탕진하는 4대강 사업과는 비용 대비 편익 차원에서 비교불가의 사업인 셈이다.


▲ 프레시안(조형·사진=손문상 화백)
다만 위에서 열거한 정책들은 집행 및 효과 발생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는 난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대책들이 필요하다. 미분양주택의 시장가격 이하 매입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 도심에 위치한 주택을 경매 등을 통해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활용, 저소득층에 대한 임대료 보조제도 도입, 장기저리의 전세자금 지원 획기적 확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을 통한 임대차 계약 기간 연장, 직전 임대차 계약 대비 임대료(전월세) 인상률 제한 등이 전세대란 해결을 위한 단기적 대책들이 아닐까 한다.

재원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올해 4대강 사업에 투입되는 예산 9조원을 전용하면 공공임대주택 건설도, 미분양주택 매입을 통한 임대주택 공급도, 저소득층에 대한 임대료 보조도, 장기저리의 전세자금 지원도 문제없이 추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만약 이 대통령이 서민들이야 길거리로 쫓겨나건 말건 아랑곳 하지 않고 4대강 사업 추진을 고집한다면, 이 대통령이 말하는 서민은 지주와 토건업자라는 사실이 여실히 확인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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