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vs 외銀노조 인수자금 공방, 누구 말이 맞나?

노조 '6.2조' 주장에 하나금융 강하게 반박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가격을 놓고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 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금융의 실질 인수비용이 최대 6조 원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하나금융은 곧바로 반박자료를 냈다.

특히 쟁점이 되는 분야는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일종의 콜옵션(정해진 가격으로 자산을 매각할 권리)인 '태그어롱(Tag-Along)'과 세금납부 주체다. 태그어롱은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을 매각할 때 다른 주주들도 최대주주 매각대금과 같은 가격으로 팔아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외환은행 노조는 두 부문 모두 결국은 하나금융의 부담이라는 점에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대금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하나금융은 태그어롱은 론스타와 별개의 문제고, 세금납부 주체는 결국 론스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을 정리했다.

수출입은행 태그어롱, 외환은행 인수자금인가

14일 외환은행 노조는 외환은행 지분 4031만 주(6.25%)를 보유한 수출입은행이 태그어롱을 결국 행사하게 될 것이며, 이는 온전히 하나금융지주가 부담해야 하므로 외환은행 인수대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정부 소유의 수출입은행이 태그어롱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며 "태그어롱이 실행될 가능성은 높다"고 지적했다. 수출입은행이 론스타와 하나금융간 체결한 인수대금인 주당 1만4250원에 보유지분을 모두 매각하면, 하나금융지주의 부담액은 5745억 원이다.

하나금융지주는 그러나 15일 반박자료를 통해 "수출입은행 지분매입 문제는 론스타와의 이번 계약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이 부분을 론스타와의 매각대금 부담이라고 주장하는 건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동수 수출입은행장은 지난달 17일 기자간담회에서 "태그어롱 지분은 구체적인 인수가격을 비롯해 계약조건, 주가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론스타 세금, 누구 부담인가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지급하는 인수대금 4조6888억 원의 일정 부분(10%대)을 국세청이 원천징수할 것이며, 이 부담을 하나금융이 우선적으로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현재 론스타와 국세청 간 세무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며, 국세청이 매각대금 지급 전에 원천징수 의무를 하나금융에 고지할 경우 매각대금에서 세금만큼 차감하고 론스타에 지급한다"며 "소송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하나금융이 정상적으로 매각대금을 지급한 후, 론스타가 별도로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만에 하나 론스타가 세금 납부를 하지 않을 경우, 하나금융은 보유한 해외은행 발생 지급보증서를 통해 해당 은행에서 세금액만큼을 받아 국세청에 납부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하나금융이 실질적으로 부담할 세금관련 금액은 없다는 얘기다.

외환은행 노조는 그러나 "하나금융지주가 지급보증 장치를 마련하더라도 원천세에 대한 선대납 의무까지 피할 수는 없다"며 "세금분쟁의 법적다툼이 통상 3~5년 이상의 시일이 소요됨을 감안하면, 최대 5400억 원 이상의 자금부담이 불가피하다"고 반박했다.

배당금 850원 보장, 하나금융 부담 늘어났나

외환은행 노조의 공격으로 밝혀진 대표적 사례가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올 회계연도 말 확정 배당금 주당 850원을 보장해주기로 계약했다는 점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를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제공한 확정수익이라고 보고, 이 역시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부담으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나금융 측은 그러나 "결산 배당금은 이에 대한 권리를 가진 론스타가 결정하는 것이므로, 배당금까지 하나금융을 주체로 삼는 것은 개념적으로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850원을 초과하는 배당을 결의할 수 있다"면서도 "주당 850원을 초과하는 배당액은 론스타가 다시 하나금융에 지급하도록 계약서에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배당금을 850원으로 묶은 것은 론스타가 과도한 이익을 챙겨가는 것을 막기 위한 '좋은 계약'이었다는 설명이다.

외환은행 노조는 반면 "만약 외환은행의 배당액이 850원 미만이면 그 차액을 하나금융이 메워줘야 한다"며 "역시 수출입은행의 지분까지 감안하면 하나금융은 론스타에 2797억 원, 수출입은행에 343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배당금 문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에 받을 배당금을 얼마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인수전 제때 마무리 가능한가

외환은행 노조는 매각이 내년 3월 말까지 종료되지 않을 경우 하나금융이 추가 부담을 지게 된다고 강조한다. 주장의 근거는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발언이다. 김 회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3월말까지 주식 인수를 끝내지 못하면 매달 주당 100원씩 매매지연금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근거로 외환은행 노조는 "계약기간이 매매계약체결일로부터 180일인 점을 감안하면, 매각 지연 시 하나금융지주는 내년 4월부터 계약만료일인 5월 23일까지 매달 100원씩, 최대 주당 200원을 론스타와 수출입은행에 지급해야 한다"며 이 경우 추가대금 739억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은 이에 대해 "필요 대금을 제때 마련해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는다면 내년 3월말 이전에 외환은행 주식매매계약을 완료할 수 있다"며 "기한 내에 지급하지 못할 것으로 가정해 추가 대금부담이 있다고 하는 건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인수자금 마련 계획에 대해서는 "전체 인수자금 중 50%는 내부자금으로, 25%는 회사채 발행으로, 나머지 25%는 주식형태로 조달할 예정"이라며 "주식형태(25%) 1조2000억 원에 대해 이달 말까지 투자자로부터 투자의향서(LOI)를 받아 1월 20일경까지 마무리하면, 3월 말까지 매각대금을 지급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