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간 남북관계가 농번기였던 시절에 부지런히 농사 돕는 척하던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다. 괜찮을 땐 와서 얼쩡거리며 혜택이나 얻으려고 하더니 어려운 시절엔 말 한 마디가 없다. 이렇게 하면 다음 정부에서 다시 농번기가 오리라는 보장이 없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민주당을 비롯한 개혁·진보 진영 야당을 향해 "2년 후 정권을 다시 찾고 싶으면 지금부터라도 통일 문제에 대해 발언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했다.
정 전 장관은 4일 국회에서 열린 10.4 남북정상선언 3주년 학술회의에서 이명박 정부 집권기를 '남북관계의 농한기'라고 부르며 "이미 현 정부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기 때문에 겨울이 깊어지면서 봄이 올 날이 멀지 않았다"며 "하지만 농한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봄은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가 6.15 남북공동선언과 10.4 선언을 부인해 남북관계가 겨울이 될 수밖에 없었다"면서 "남북관계 농번기 시절에는 부지런히 농사 돕는 척하던 정치인이 (막상 농한기가 오니)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천안함 사건에서도 민주당에서 발언하는 국회의원은 딱 한 명뿐이었다"며 "지금 이 자리에조차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만 앉아 있고 다른 정치인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분단국가의 정치인이라면 통일 문제에 대해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정치인들은) 보좌관이 써준 걸 읽는 것으로만은 안 된다. 2년 후에 정권을 다시 찾고 싶다면 지금부터라도 통일 문제를 공부해서 발언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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