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KEC지부가 공장 점거 14일만에 농성을 풀었다. 지난 6월 사측이 단체교섭에 성실히 임하지 않는다며 파업에 들어간지 140일 만이다. 사측은 농성 해제 조건으로 본교섭에 나오기로 했다.
지부는 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점거 농성을 해제하는 즉시 사측과 본교섭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노사 간 요청이 있으면 교섭을 즉시 재개하고 이번 파업 과정에서 일어난 징계, 고소 및 고발고발, 손해배상 등을 최소화한다는 원칙에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에 남아있던 30여 명의 조합원은 이날 공장을 나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김준일 금속노조 구미지부장의 분신 사건 이후 야당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최악의 상황은 피한 셈이다. 하지만 파업이 끝난 게 아니라 회사와 대화하겠다는 기본적인 합의에 도달한 단계여서 다시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부로서는 애초 징계 철회를 요구했지만 '최소화'하는 데 그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분신 사건과 관련해 금속노조와 경찰의 마찰도 예고되어 있다. 노조는 이와 관련 경찰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며 5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예정이다. 금속노조 박유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김 지부장 분신에 대한 진상규명과 조형오 경찰청장의 퇴진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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