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자신들을 직접 고용하라며 지난 7월부터 노숙 농성을 벌인 동희오토 해고 노동자들이 전원 복직하게 됐다. 본래 요구대로 기아자동차가 직접 고용한 건 아니지만, G20 서울 회의 개최를 앞두고 기륭전자, 동희오토 등 오래된 비정규직 싸움이 잇따라 합의로 마무리되는 모양새다.
금속노조는 2일 오후 동희오토 사내하청업체들과 교섭을 벌인 결과 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조합원 9명을 순차적으로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합의 내용에 따르면 해고 노동자들은 2011년 6월, 12월, 2012년 6월 말까지 각각 3명씩 복직하게 된다. 업무 역시 해고 전에 맡았던 공정으로 하되 라인이 없어진 경우에는 본인과 협의해 배치하도록 했다.
또한 사측은 이들에게 1000만 원씩을 각각 지급하고, 고소‧고발을 취하하는 한편 원청회사인 동희오토 역시 합의사항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들은 3일 오전 서울 중구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조인식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확정했다.
기륭전자 비정규직 노조가 만 5년의 싸움 끝에 사측에 직접 고용되는 '낭보'를 전한 반면, 비슷한 시기에 싸웠던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들는 다시 사내하청 노동자로 돌아가게 됐다는 점이 아쉬움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협상의 최우선 과제가 조합원들의 전원 복직이었고, 이후 현장에서 조직력을 늘려 투쟁 동력을 쌓아가겠다는 계획"이라며 "(현대차 본사 앞) 농성이 시작된 후에야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게 현대‧기아차가 사용자성을 갖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동의오토는 기아차의 '모닝'을 생산하는 하청업체로 일명 '기아차 서산공장'으로 불린다. 이곳은 기아자동차가 직접 고용한 노동자 없이 모두 사내하청 노동자들로만 이루어져 경영계의 '꿈의 공장'으로 여겨져 왔다. 최저임금과 강한 노동강도에 시달리면서 평균 근속년수가 1년 밖에 되지 않는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2005년 노동조합이 꾸려졌지만 업체 폐업 등의 방법으로 모두 해고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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