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과도한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를 비웃는 외신 기사까지 나왔다.
1일 <블룸버그>는 "아이들에게 환율 숙제를 낼 정도로 G20 열기가 서울을 휘어잡았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의 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를 황당하다는 시각으로 조명했다. 기사에 묘사된 한국의 모습은 흡사 북한의 모습을 방불케 할 정도여서, 한국의 대외 이미지를 크게 손상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 통신은 우선 "이번주 들어 시 공무원들은 거리 청소를 위해 책상을 떠났고 일곱 살 난 아이는 경제를 공부한다"며 "서울 시내 한복판의 전광판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방문할 때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한국의 G20 준비상황을 묘사했다.
또 초등학교 4학년 학생이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 올린 "한국이 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확정되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마음 속에서는 애국가가 울려퍼졌다"는 글을 소개하며 "<소년조선일보>는 10월 26일자에 두 페이지에 걸쳐 외환시장에 대한 특집기사를 실었다"고 소개했다.
이 통신은 또 "한국 최대 건설회사의 사장이었으며 '불도저'라는 별명을 가진 이명박 대통령은 6월 토론토 정상회의에서 발생한 소요사태를 막기 위해 6만여 명의 경찰과 군인들을 동원할 계획"이라며 2005년 홍콩에서 열린 세계무역기구(WTO) 협상 반대 시위,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에서 한국인이 시위활동을 벌인 역사를 소개했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정부의 시위 대비태세를 두고 "2006년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 회의가 열렸을 때 싱가포르 정부는 1만여 명의 경비인력을 배치해 시위를 막았고, 폴 울포위츠 세계은행 총재는 싱가포르가 평판에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과도한 시위 방지 준비가 오히려 한국의 이미지를 더 나쁘게 만들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셈이다.
이 통신사는 이밖에도 한국의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다양한 시각에서 묘사했다. 별다른 해석을 달지는 않았으나 신기한 현상을 보는 듯 준비상황을 그렸다. 통신사가 그린 한국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철통 경계 이유는 북한이 주요 시설 폭파를 비롯해 자살 폭탄 테러와 화학공격, 사이버 공격 등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에 대해 북한의 관영 <노동신문>은 서울의 보안 준비를 "중상모략"이라고 비판했고 "이 모든 호들갑은 도발적이고 비열한 짓"이라는 논평도 나왔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사과껍질에 G20 나라들의 이름이 새겨진 채 재배된 사과가 나왔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라디오 연설에서 한국이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주역이 되는 기회로 만들자고 말했고, 한국의 TV를 틀 때마다 이번 정상회의를 아시아 4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을 알릴 기회로 삼자는 광고가 흘러나온다.
피겨 여왕으로 불리는 김연아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이번 정상회의의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서울시청 앞에는 20미터 높이, 100미터 너비의 포스터에 김연아와 영화배우 한효주의 사진이 붙어 있으며 "한국에서 세계의 미래가 열립니다"라는 포스터가 붙어있다.
서울시 환경부서 공무원 김윤재 씨는 회의장 주변 거리의 껌을 떼내는 자원봉사자들을 도우러 나가며 "국가적으로 뜻 깊은 행사에 참여하게 돼 자랑스럽다"라고 말한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