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내세운 '공정사회' 구호가 빛이 바랬다. 적어도 조세 형평성만 놓고 보면, 그렇다. 국세에서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접세는 돈을 많이 벌수록 높게 부과되는 반면, 간접세는 소득과 관계가 없다. 따라서 직접세 비중이 줄어들수록 세금의 누진적 성격은 약화된다. 부유층의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준다는 뜻이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한 '부자 감세' 정책의 결과다.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2007년 국세의 세목을 기준으로 집계한 간접세 비중은 2007년 47.3%에서 2008년 48.3%, 2009년 51.1% 등으로 높아졌다. 올해 전망치는 52.1%다. 현 정부 출범 이후 꾸준히 늘어난 셈이다.
간접세란 세금을 내는 사람과 이를 실제 부담하는 사람이 다른 세금으로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통세, 주세, 증권거래세, 인지세, 관세 등이 해당한다. 직접세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으로 구성된다.
간접세 수입은 2007년 71조2964억 원에서 2010년(전망치)에는 84조4409억 원으로 3년 만에 18.4%포인트 늘었다. 반면, 직접세 수입은 같은 기간 79조5295억 원에서 77조7188억 원으로 2.3%포인트 줄었다.
간접세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부가가치세는 2007년 40조9419억 원에서 올해 49조5450억 원으로 21.0%포인트 늘었으며 같은 기간 관세 41.2%포인트, 주세 14.7%포인트, 교통·에너지·환경세 12.1%포인트, 증권거래세 9.9%포인트 등의 증가율을 보였다. 다만 인지세는 11.1%포인트 감소했고 개별소비세 역시 9.9%포인트 줄었다.
직접세 중에서는 법인세가 2007년 35조4173억 원에서 2010년 36조4402억 원으로 2.9%포인트 증가했으나 이 기간 소득세는 3.6%포인트, 상속·증여세는 2.5%포인트 줄었다. 종합부동산세는 세대별 합산에서 인별 합산으로 바뀐 영향 등으로 56.2%포인트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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