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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름 방제 능력 1만6000t이라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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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름 방제 능력 1만6000t이라더니…

'안이한 대응'이 피해 키워…"제3의 사고는 곤란"

사상 최악의 해상 기름 유출 사고를 놓고 정부 초기 대응에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는 지난 1995년 '씨프린스' 호 사고를 교훈 삼아 해상 기름 유출 사고에 대한 방제 능력을 크게 확장했다고 자신해 왔다. 그러나 막상 사고가 터지자 정부는 확산하는 기름에 속수무책이었다.
  
  해양부의 '안이한 대응'이 피해 키워
  
  사고가 나자마자 해양수산부는 유출 기름의 확산 경로를 예측했다. 이를 토대로 해양부는 7일 오후 "최악의 경우 기름은 24시간 뒤 해안에 접근하고 48시간이 경과한 뒤에야 만리포ㆍ천리포 해안에 상륙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출된 기름은 불과 사고 발생 12시간 만에 해안을 덮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예측과 현실이 크게 다른 데는 해양부의 안이한 상황 인식 탓이 컸다. 해양부는 겨울 수온이 낮아 기름이 다른 계절보다 더디게 이동할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기름은 애초 기상청이 예상했던 초속 10~14m의 바람보다 더 센 바람(북서풍)의 영향을 받으며 불과 12시간 만에 해안으로 이동했다.
  
  사고 선박의 기름 유출 구멍을 막는 데도 48시간이나 걸렸다. 해양부는 7일 사고 6시간 만에 "추가 기름 유출은 없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기름 유출은 사고 발생 48시간이 지난 9일 오전까지도 계속되었다. 9일 오전 7시 30분께야 비로소 기름 탱크의 구멍을 나무로 막고서야 유출이 끝났다.
  
  차단막(오일펜스) 설치도 지체되었다. 방제선이 사고 현장에 처음 도착한 것은 7일 오전 9시 5분이었으나, 차단막은 오전 11시 20분에야 설치되었다. 사고가 발생한 지 4시간 동안 기름 확산을 막지 못했던 것이다. 해양부는 현장의 기상 사정을 지체의 이유로 들고 있다. 애초 종잡을 수 없는 기상 악화를 고려하지 않았던 탁상공론이었던 것이다.
  
  기름 방제 능력 1만6600t?
  
  해양부가 그동안 기름 방제 능력(사고 발생 후 사흘간 기름을 걷어낼 수 있는 능력)을 1만6600톤(t)이라는 공언해 왔다. 1995년 전라남도 여수에서 발생한 씨프린스 호 기름 유출 사고를 계기로 당시 1300t의 기름 방제 능력을 1만6600t으로 향상시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이런 공언은 우스워졌다.
  
  해양부가 공언해 온 기름 방제 능력을 염두에 두면 지금 시점에서는 약 1만t 정도의 유출 기름은 거뜬히 방제해야 한다. 그러나 사흘 동안 실제로 걷어낸 양은 1만t의 2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약 100t 정도였다. 불과 사흘 만에 유출 기름의 80%가 해안으로 진입하는 최악의 상황이 되었다.
  
  국회 농림수산위원회 강기갑 의원(민주노동당)은 10일 "씨프린스 호 사고 후 정부는 2010년까지 기름 방제 능력 2만t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며 "이 목표는 결국 2011년으로 미뤄졌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대형 기름 유출 사고의 가능성을 무시하다 결국 기름 방제 능력에도 못 미치는 이번 사고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강기갑 의원은 "우리나라처럼 수출입 물동량이 많은 나라는 언제든지 이런 기름 유출 사고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국가 방제 능력 2만t 확보를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번처럼 초기 대응이 실패하면 그 피해가 걷잡을 수 없다"며 "기상 악화에도 출동 가능한 대형 방제선을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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