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29일 오전 "이명박 대통령에게 더 이상 누가 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총리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광화문 사무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청문회 동안 제 부족함이 너무나 많음을 진심으로 깨우쳤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민께서 준 채찍을 제 스스로 달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과 거짓말 논란에 따른 여론 악화가 사퇴 이유로 보인다. 김 후보자는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신뢰가 없으면 총리직에 임명된다 해도 무슨 일을 앞으로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는 이어 "억울한 면도 있지만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 진솔하게 말씀드리려 했던 것이 잘못된 기억으로 말실수가 되고 더 큰 오해를 가져오게 된 것도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25일 열린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박연차 게이트 연루설, 금전거래와 재산관리 문제 등에 대한 석연치 않은 해명으로 의혹을 키웠다.
김 후보자는 사퇴 발표 전인 이날 오전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자진 사퇴의사를 밝혔으며, 이 대통령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김 후보자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은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곧바로 총리 후보자 인선에 착수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후보자의 사퇴 기자회견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의 문제로 국민 여러분에 심려를 끼친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더 이상 누가 돼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저는 오늘 총리 후보직을 사퇴합니다.
청문회 동안 제 부족함이 너무나 많음을 진심으로 깨우쳤습니다.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억울한 면도 있지만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합니다.
진솔하게 말씀드리려 했던 것이 잘못된 기억으로, 정말 잘못된 기억으로 말실수가 되고 또 더 큰 오해를 가져오게 된 것에 대해서도 전적으로 저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무신불립이라 했습니다. 저는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미덕은 신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믿음이 없으면, 신뢰가 없으면 제가 총리직에 임명된다 해도 무슨 일을 앞으로 할 수 있겠습니까.
공정한 사회를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민께서 준 채찍을, 그 채찍을 제 스스로 달게 받아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성공이 대한민국의 성공이라는 확실한 신념으로 백의종군의 자세로 최선을 다해서 도울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혹독하게 제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의 기회로도 삼아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데 대해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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