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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설 허가…은행은 웃고 증권사는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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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설 허가…은행은 웃고 증권사는 울고?

금감위 "이달내 증권사 신설 기준 발표"

정부가 증권사 신규설립을 허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함에 따라 이르면 올해 안에 은행이 증권사 설립신청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의 증권사 인수합병(M&A) 열풍이 수그러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은행-증권사 간 M&A가 더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윤용로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은 9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달에 증권사 신규 설립을 위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금감위가 증권사 신규 설립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증권사 신규설립 기준은 은행과 대기업집단(재벌) 등 설립신청 주체의 업종별로 차등 적용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 신규설립 허가한 배경은?
  
  현재 국내 은행 중 증권사를 계열사로 둔 곳은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금융, 농협뿐이다. 증권사가 없는 국민은행과 기업은행, 그리고 SC제일은행은 하나같이 증권사 인수를 노리고 있다.
  
  이들이 증권사 인수에 사실상 '목을 매는' 것은 자금이 은행계좌에서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증권사계좌(CMA, 종합자산관리계좌)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더 근본적인 이유는 2009년 2월에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에 대비해 금융기관이 '덩치 불리기'에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은행의 증권사 M&A는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증시 호황으로 증권사의 몸값이 치솟은 데다, 증권사 인수를 원하는 경쟁자들이 늘어나면서 증권사 스스로 몸값을 높여 부르는 '호기'를 보였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KGI증권 인수에 뛰어들었다가 실패했고, 기업은행도 교보증권과 SK증권을 인수하려다 포기했다.
  
  그러자 은행권에서는 '정부가 대형 증권사를 키워 자본시장을 키우겠다더니 실제로 하는 일은 없다'는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 '은행권 구조조정은 계속되고 있는데 증권사들은 뭐하는 거냐'는 비판도 곁들여졌다. 결국 정부는 지난달 초 증권사 신규설립을 허가하겠다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증권사 신규설립 허가 발표는 당장 효과를 냈다. 솔로몬저축은행이 KGI증권 인수에 2000억 원 이상을 제시했는데도 거래가 성사되지 않다가, 이 발표가 나자마자 1500억 원대의 인수대금으로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신문 사설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최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큰 결단을 내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증권사 신설, M&A 대체재 아니고 보완재
  
  표면적으로는 정부의 증권사 신규설립 허용이 자통법 통과 후 가열됐던 증권사 M&A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평가다. 과거에는 증권사가 '싫으면 말고' 식으로 기세등등했다면, 이제는 은행이 '비싸면 새로 만들지 뭐' 라고 하면서 M&A를 거부할 수 있게 됐다는 것.
  
  특히, 국민은행과 기업은행은 가격이 맞지 않으면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는 대신 새 증권사를 설립하겠다는 구상을 여러 경로로 흘린 바 있다. SC제일은행도 본사인 스탠다드차타드에 증권사 신규설립이라는 옵션을 고려해도 괜찮은지 문의해 둔 상태다.
  
  그러나 증권사 신규설립 허용은 증권사 M&A의 '대체재'라기보다는 '보완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행이 증권사 신규설립을 무기로 삼아, 보다 싼 가격에 순조롭게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면 오히려 M&A 열풍이 확산되리라는 것이다. 은행이 실제로 증권사를 신설한다 해도 그 후에는 결국 시너지 효과나 외연 확장을 노리고 기존의 증권사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게다가 은행권이 지금 당장 증권사를 신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현재 기존 증권사를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00억 원 수준이고 증권사를 신규설립하는 데 드는 비용은 1000억 원이다. 이것만 놓고 보면 신규설립이 남는 장사지만, 마케팅 비용, 전문인력 확보, 인프라 구축 등에 드는 비용과 설립 허가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다.
  
  결국 증권사 신규설립 허가는 증권사로만 쏠렸던 M&A 주도권을 일정 부분 은행에 넘겨주면서 은행-증권사 간 M&A를 촉진하겠다는 정책적 의미를 지닌다. 어떤 방식으로든 금융기관들 사이의 '금융 빅뱅'을 가속화 하겠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자본시장 통합'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수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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