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러시아 소치가 선정되자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권은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동당이 여론을 거스르는 전혀 다른 시각의 논평을 내 주목을 받고 있다.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는 오히려 평창 주민에게 잘된 일이라는 것.
"평창은 패배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는 5일 '평창은 패배하지 않았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 "더 이상 스포츠 쇼비니즘(국수주의)에 주민을 들러리 세우지 마라"며 정부, 언론, 정계 일반이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를 "국가적 비보"로 간주하는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노동당은 "정부는 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5조 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하고 14만 명에 이르는 고용 증대 효과를 가져 온다고 선전하면서 정작 기간시설 설비에만 국고 4조2000억 원이 투여된다는 사실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이어서 "정부는 국제 스포츠 경기만 하면 지역 개발이 잘 될 것처럼 선전해 왔지만 2003년 유니버시아드를 치른 대구의 관광객은 오히려 2년 전보다 절반 규모로 줄었고, 2002년 월드컵의 효과도 기대만큼 못 됐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이어서 "설사 고용이 증대되더라도 일시적일 뿐이며 강원도의 가장 큰 재산인 자연의 파괴를 피할 수 없다"며 "정부, 언론의 선동, 그리고 평창 주민의 지역 정서에 어떤 환경단체도 노골적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반대를 표명하지 못했던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평창 주민, 끔찍한 난리 피한 것 다행으로 여겨야"
민주노동당은 과연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평창 주민을 결코 행복하게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대구는 2003년 유니버시아드를 치르고, 또 다시 세계육상경기대회를 유치하는 쾌거(?)를 달성했다"며 "그러나 인구 250만 명이나 되는 대구의 공공도서관은 여전히 13곳뿐인 데서 알 수 있듯이 정작 시민의 삶의 질 개선과는 무관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은 "평창 주민이 궁극적으로 원했던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면, 동계올림픽을 위해 국가, 지방자치단체가 쏟아 부으려 했던 그 예산은 바로 주민의 복지, 문화 향상에 쓸 수 있도록 매진하면 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마지막으로 "전 세계의 손님을 위해 산, 들을 훼손해 가며 잔치를 벌인 후, 그 뒤치다꺼리로 수십 년을 고생해야 하는 끔찍한 난리를 평창 주민은 다행스럽게 피해간 것뿐"이라고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실패의 의미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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