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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한국 협상단 "EU 개방안, 수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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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큰' 한국 협상단 "EU 개방안, 수준 낮아"

한-EU FTA 1차협상 첫날…7월 개방안 교환 예정

"유럽연합(EU)이 내놓은 서비스·투자 협정문의 내용은 한미 FTA와 WTO(세계무역기구)의 중간단계로, 우리보다 수준이 낮고 보수적이다."
  
  한-EU FTA 협상의 김한수 한국 측 수석대표가 1차 협상이 개시된 7일 저녁 7시 협상장인 서울 신라호텔에서 브리핑을 갖고 "한국 측은 전체회의에서 전체적으로 포괄적이고 높은 수준의 FTA를 지향한다는 것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EU 측 협상단이 서비스·투자 분야에서 "차세대 FTA(new generation FTA)", 즉 'WTO 플러스 알파'라면서 나름대로 WTO 협정보다 높은 수준의 개방안을 제시했지만, 이미 한미 FTA에서 '통 큰 개방'을 경험한 한국 측 협상단을 만족시킬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
  
  또 EU 측은 서비스·투자 분야의 개방은 개방 대상을 일일이 나열하는 포지티브 방식에 따르기를 원하고 있지만, 한국 측은 한미 FTA와 마찬가지로 개방 대상이 아닌 것만 일일이 나열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채택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한국 측 의견이 받아들여질 경우 서비스·투자 분야의 개방안은 '서비스·투자 유보안'이 되지만, EU 측 의견이 받아들여질 경우에는 '서비스·투자 양허안'이 된다. 현재로서는 EU 측 의견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서비스·투자 개방안, '유보안'이 될까 '양허안'이 될까
  
  김한수 대표의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협상 첫날인 이날에는 상품무역 분과, 상품 분과 내 통관 분야, 서비스·투자 분과 등 3분야의 협상이 이뤄졌다. 상품 분과는 한국이 마련한 협정문 초안을 기초로, 서비스·투자 분과는 EU가 마련한 협정문 초안을 기초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EU FTA 협상에서 한국 측은 EU의 상품(농수산물 포함) 관세를 낮추는 데 협상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EU 측은 한국의 기술표준(TBT), 서비스 관련 규제, 지적재산권(IPR)의 보호수준 등 비(非)관세장벽들(NTBs)을 허무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다.
  
  EU 측은 상품 분야에서도 한국의 관세장벽보다는 비관세장벽을 허무는 데 총력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국의 자동차 승인제도 및 안전기준, 환경기준 △한국의 '건강보험 약값 적정화 방안' △한국의 육류 등에 대한 위생검역 조치 등 한미 FTA에서 공격 대상이 됐던 사항들이 다시 한 번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또 '화장품 강국'인 프랑스의 입김으로 한국의 기능성 화장품 제도의 심사 및 승인 절차 등도 공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건 우리 권한사항 밖이라서"…한미FTA의 악몽 되풀이?
  
  이밖에 EU 국가들을 대표해 협상장에 나온 EU 집행위는 "포트폴리오 투자와 ISD(투자자-국가 소송제)를 포함한 투자보장 관련 사항은 EU 회원국들의 고유 권한으로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어, 벌써부터 협상단의 대표성 논란이 일고 있다.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이 사항은 주(州)정부로부터 권한을 이행받지 못했다"라거나 "그 건 의회 고유의 권한"이라고 주장하며 한국 측 요구를 묵살했던 것처럼, EU 역시 "회원국 고유의 권한"이라며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것.
  
  이런 지적과 관련해 김한수 단장은 "아직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라면서 "우리 협상단은 이런 EU 측 주장에 합당한지 확인하기 위해, EU의 제도와 판례, 그리고 EU의 설립 근거가 된 로마협정 등을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한수 대표는 이날 브리핑에서 "양측이 신속한 협상 진척을 위해 2차 협상 때 모든 쟁점을 협상 테이블 위해 올려 놓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오는 7월 16일부터 닷새 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2차 협상 전에 상품 분야의 양허안과 서비스·투자 분야의 유보안 또는 양허안을 교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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