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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안 당하려면 근력부터 키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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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안 당하려면 근력부터 키워라"

[이동윤 원장의 마라톤 클리닉] 웨이트 트레이닝

진료실에서 만나는 주자들에게 달리기 외에 따로 근력 훈련을 하는지 물어보면 열 명 중 한두 명만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고 대답한다. 근력 훈련은 속도·지구력·민첩성 및 근육량을 키우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부상 예방 효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근력이란 어떤 근육이 한 번 수축하는 동안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말하며, '최대 근력' 또는 '절대 근력'이라고도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에서는 단 한 번만 들어올릴 수 있는 중량을 말하지만, 달리기에서 최대 근력은 최고 속도와 같은 말이다. 일정 시간에 걸쳐서 힘을 지속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능력은 '근지구력'이고, 일정 거리에 걸쳐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은 '속도 지구력'이다. 예를 들어 200m 전력질주 중에서 마지막 50m를 감속 없이 유지할 수 있다면 근지구력과 속도 지구력이 우수하다고 할 수 있다.
  
  근력훈련, 어떻게 하나?
  
  근력 훈련은 관절에 저항을 주어 관절의 뼈를 가동 범위 내에서 움직이기 위해 근육이 강력하게 수축하면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운동이다. 장비나 도구를 이용하거나 맨몸으로 여러 종류의 저항을 이용해서 할 수도 있다. 근육·인대·뼈·건을 강화시키고, 근육량을 증가시키며, 이를 통해 속도·근력·민첩성·근지구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훈련에 사용하는 저항과 도구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훈련 방법이 있다. 기구를 이용한 근력 훈련은 수축되는 근육에 저항을 주기 위해 다양하게 설계된 기구들을 이용한 웨이트 훈련을 말하며, 주로 헬스클럽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기구들은 일정 무게의 추를 쌓아 올리거나 유압을 이용하거나 또는 저항 막대나 테라밴드 같은 저항성 밴드를 이용하여 저항을 만든다. 훈련에 사용하는 무게를 변화시키면 운동 강도가 달라지며, 관절의 가동 범위나 움직이는 위치는 기구에 의해 조절된다. 저항은 운동하는 동안 일정하게 가해지며 도르래와 회전운동을 왕복운동으로 바꾸는 장치를 통해 저항을 변화시킬 수 있다.
  
  기구를 사용하지 않는 자유로운 근력 훈련에는 보통 집에서 사용하는 역기, 아령, 메디슨볼, 발목이나 손목에 부착하는 모래주머니, 어깨에 메는 사슬이나 자동차 바퀴 등 다양한 기구들을 이용한 훈련이 포함된다. 사용되는 무게는 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훈련 강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교체할 수 있으며, 가동 범위에 따라 다른 부위에 저항을 줌으로써 서로 다른 근육을 훈련시킬 수 있다. 움직임이 고정되지 않기 때문에 좋지 않은 자세가 문제가 될 수 있다.
  
  자기 체중을 저항으로 이용하여 근력 훈련을 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런 훈련의 좋은 예로 플라이오메트릭 점프,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 전력 질주와 점핑 로프 사용 등이 있다.
  
  플라이오메트릭 운동이란 근육을 급격히 수축시켰다가 즉시 펴주는 운동으로, 한마디로 근육을 확 접은 다음 확 하고 펴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을 의미한다. 플라이오메트릭 점프에는 제자리에서 최대한 빨리 무릎이 가슴에 닿도록 점프하기(Tuck Jump)와 상자를 두고 그 위로 점프를 해 오르락내리락하는 점프(Depth Jump)가 있다. 이런 훈련에 사용되는 저항은 일정하고, 훈련하는 사람의 체중이 변해야 저항도 변한다. 저항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이 이 훈련의 효과를 제한하는 요소이며, 혼자서 하는 만큼 반복 횟수만 실시하는 것이 단점이 될 수 있다.
  
  달리면 앞쪽 근육은 약해져
  
  요즘 운동 선수들에게 근력 훈련은 일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일 월드컵 이후 근력 훈련의 이점을 분명히 느끼게 되었고, 프로 선수들은 비시즌에 몸 만들기를 열심히 해야 시즌 동안 필드에서 최상의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이해하게 되었다.
  
  근력 훈련은 부상을 예방할 수 있는 아주 훌륭한 방법이다. 근력 훈련을 하면 근육과 건, 심지어 인대와 뼈의 힘까지 향상된다. 근육과 건이 강해질수록 신체 정렬이 더 적절해지고, 충격이 가해지더라도 뼈와 관절이 더 잘 보호된다. 훈련 동안 가해지는 과부하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뼈는 더 강해지고, 인대는 더 유연해지고, 충격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게 된다. 운동하는 동안 덜 사용되는 신체 부위는 많이 사용되는 부위에 비해 더 약해지며, 만약 이 부위가 운동하는 동안 갑자기 사용되어야 하는 부위라면 갑작스러운 스트레스를 처리할 수 없어서 부상이라는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근력 훈련을 하면 전신 근육을 골고루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의 소지가 사라지는 것이다.
  
  주자들의 공통적인 희망은 더 빨리, 더 멀리 달리는 것이다. 그런데 달리기를 하면 다리나 몸의 뒤쪽 근육들은 강화되지만, 앞쪽 근육들은 반대로 약화되기 쉽다. 이런 근육의 불균형이 부상의 가장 큰 원인이다. 즉, 하나의 근육 집단이 강해지면 그보다 약한 근육군들은 더 빨리 피로해지고, 부상에 더 취약해진다.
  
  강한 근육이 거의 최대의 강도로 수축하면 약한 근육은 그 수축력에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찢어지는 등 부상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근력의 불균형이 원인이 되는 달리기 부상으로는 내측경골 스트레스 증후군(정강이 부목), 족저근막염, 슬개대퇴 증후군이 대표적이다.
  
  근력 불균형은 관절의 움직임을 자연스럽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관절이나 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데, 강한 근육이 수축하면서 한쪽 방향으로 관절을 강하게 당기면 반대쪽 인대들이 늘어나서 단단하게 당겨진다. 이런 현상은 만성적인 통증을 유발하고, 비정상적으로 뼈가 닳게 되어 퇴행성 관절염을 조기에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앞쪽의 근력 훈련을 통하여 앞뒤 근육의 힘을 균형되게 만들어야 이런 약한 근육에 의한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근력 훈련을 하면 건과 인대가 더 두껍고, 더 무겁고, 더 강해지며, 관절의 연골 기능도 좋아진다. 그래서 근력 훈련을 규칙적으로 하면 지구력 훈련의 양과 주기를 늘리더라도 부상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게 된다.
  
  근력 훈련이 부상 예방에 좋은 방법이라 하더라도 훈련하면서 부상을 당한다면 훈련 본래의 목적과 부합되지 않게 된다. 이런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서는 훈련하는 동안 적절한 자세를 유지하여 신체적 정렬 상태를 지키면 부상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가벼운 무게로 시작하여 주간 단위로 무게와 반복 횟수를 조금씩 늘려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근력 훈련은 달리기를 쉬거나 가벼운 달리기를 하는 날을 택하여 1주일에 2∼3회 실시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달리기만큼 좋은 운동이 없기 때문에 달리기만 해도 충분해!"하는 것은 조금 부족한 말이다. 달리기도 좋은 운동이지만, 그런 좋은 운동이 운동 자체의 범위를 넘어 우리에게 건강상 최대 이점을 주는 달리기가 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근력 훈련을 통하여 신체의 모든 근육들이 균형된 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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