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주고받기'를 시도하는 막판 국면에 접어들면서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특히 협상 대표단의 '입'이 이전과 달리 좀처럼 열리지 않아 '함구령'이 내린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8일부터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중인 한미 FTA 8차 협상에서는 취재진들이 분과 협상을 하고 있는 정부 협상단 관계자들을 접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협상이 민감한 단계로 접어들면서 주요 관계자들은 협상을 마친 뒤 협상장인 호텔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는 공식 통로를 대부분 이용하지 않는가 하면, 기자들과 마주치더라도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거나 기존에 합의된 내용을 녹음기처럼 되풀이하는 등 '연막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협상 첫날인 8일 오후에는 주 출입구가 아닌 다른 통로로 협상장에서 빠져나온 섬유 분과 협상단과 협상 진행 상황을 물으려는 취재기자들 간에 호텔 로비에서 술래잡기식 실랑이가 벌어져 로비에 모인 호텔 이용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기도 했다.
결국 기자들과 마주친 한국 측 협상단 관계자들은 아예 입을 열지 않았고 미국 측 협상단 관계자도 "아직 (협상 내용을) 언급할 만한 적절한 때가 아니다"는 언급만 남긴 채 황급히 로비를 빠져나갔다.
이런 현상은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가 이미 6차 협상과 7차 협상 때부터 협상 진행상황에 대한 공개가 점점 쉽지 않아질 것임을 언급했을 때부터 예고됐다.
정부 관계자는 "공식적인 함구령이 내렸는지는 모르겠다"면서도 "협상이 막판으로 가고 민감한 절충이 진행될수록 외부에 공개하기 힘든 것은 당연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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