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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 가격담합…소비자 피해 24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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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들 가격담합…소비자 피해 2400억원

공정위, 최초로 SK 등 4대 정유사 고발·과징금 부과

국내 4대 메이저 정유사들이 담합해 유가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소비자들로부터 2400억 원 이상의 부당 이익을 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권오승)는 이 4개사를 검찰에 고발하는 한편 총 52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정유사들의 소매유류 가격 담합에 대한 공정위 차원의 최초의 시정 조치다.

2달만에 2400억 원 부당이익

공정위는 21일 전원회의에서 SK(주), GS칼텍스(주), 현대오일뱅크(주), S-Oil(주) 등 국내 4개 정유사들이 휘발유, 등유, 경유의 소매 가격을 공동으로 인상한 행위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또 공정위는 이날 회의에서 SK,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에 각각 192억 원, 162억 원, 93억 원, 78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4개사는 지난 2004년 4월 1일부터 6월 10일까지 긴밀한 공조 체제를 구축해 휘발유, 등유, 경유 등 정유의 주유소 공급가를 각각 리터당 40원, 70원, 60원씩 인상했다. 이 기간 동안 원유 가격은 20원 인상됐다.

이 4개사는 이 기간 동안 '시장가격 인상 추진 합의→구체적인 목표가격 설정→합의 이탈행위 감시→가격인상 추세 창출·유지' 등 치밀한 4단계 가격담합 전략을 구사했다고 공정위 측은 밝혔다.

공정위는 '가격담합의 피해액은 매출액의 15~20%'라는 2004년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기준에 따라 이번에 발각된 가격 담합으로 소비자가 입은 피해가 관련 매출액 1조6000억 원의 15%인 24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정유사들이 카르텔을 통해 주유소 정유 공급가를 인상할 경우 주유소는 소비자가격을 인상하는 방식으로 이 부담을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킨다는 점에 비춰 볼 때, 소비자가 실제로 입은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위 "가격 담합 의심되는 기간 더 있다"

공정위 측은 이날 "이 기간 외에도 가격담합의 의심이 가는 기간이 있었으나, 담합의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이번 시정 조치 대상에서는 일단 제외했다"면서 "이 기간의 담합 여부에 대해서도 검찰과의 협조 등을 통해 계속 감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소매유류 시장은 국민경제와 직결되면서도 업종 특성상 가격담합의 조사 및 입증이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공정위 측도 이번 담합 사례를 밝혀내는 데만 만 2년이 걸렸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이번 조치는 소매유류 시장의 중간유통 단계에서 국내 메이저 정유사들이 취해 온 횡포를 견제할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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