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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차베스와 관계개선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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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차베스와 관계개선 하려나

김영길의 '남미리포트'<222> 미 의원들이 쿠바를 방문하기도

중남미 반미 좌파 노선을 주도하고 있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관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주목된다.

그동안 차베스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에게 악마, 히틀러, 독재자, 미친 주정뱅이 등 외교관례상 있을 수 없는 막말을 퍼부을 정도로 벽을 쌓아 왔다. 부시 대통령도 차베스를 실각시키려는 공작을 펼 만큼 못마땅하게 여겨 왔다.

하지만 지난 3일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3선에 성공한 차베스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보다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차베스, 미국의 '대선 승리' 인정에 큰 의미 부여

이같은 베네수엘라의 태도 변화는 최근 미 국무부 중남미 담당 토마스 샤논 차관의 발언이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샤논 차관은 "차베스 대통령이 대선에서 깨끗하고 확실하게 승리했다"는 논평을 내놓고 "양국이 가까운 시일 안에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차베스 대통령도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주권을 인정하고 자신을 국가원수에 합당한 예우를 해준다면 굳이 미국과 대립구도를 유지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 미국이 반미좌파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쿠바의 최고지도자 카스트로. ⓒ 로이터=뉴시스

차베스의 의중을 파악한 베네수엘라 외무부의 니콜라스 마두로 장관은 지난 14일 윌리엄 브라운필드 주베네수엘라 미국 대사를 외무부 청사로 불러, 미국 정부가 최근 베네수엘라의 대선 결과와 차베스의 승리를 인정해준 것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자리에서 마두로 장관은 미국 정부 측에 차베스에 대한 정치적인 전쟁을 멈출 것을 완곡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마두로 장관은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 정부와의 조건 없는 대화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고위급 회담 가능성도 내비쳤다. 현지 정치분석가들은 마두로 장관이 말한 고위급 회담은 부시 대통령과 차베스 대통령의 정상회담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마두로 장관은 브라운필드 대사에게 "내년 1월 다시 만나 보다 실질적인 대화를 하자"면서 양국 정부 간 상설 대화통로를 개설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차베스는 대화의 선결조건으로 쿠바 민항기 폭파범 루이스 뽀사다 까릴레스의 신병 인도 건을 마무리지어 줄 것을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 정부는 대화채널 개설을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가 마약과 테러와의 전쟁에 대한 협조를 약속할 것을 전제조건으로 내세웠다.

"미국-베네수엘라, 본격대화 위한 준비운동 단계"

브라운필드 미국 대사는 "양국관계 정상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양국관계가 대립구도 일색에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건 확실하다"면서 "현재 양국은 본격적인 대화를 위한 준비운동 단계"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와의 화해 분위기 조성을 위해 베네수엘라의 북미 담당 호르헤 발레로 차관과 이미 여러 차례 물밑 접촉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마약과 테러 방지 등 범죄 관련 분야와 에너지 수급문제, 무역, 투자관계 등 경제관련 협상을 빠른 시일 내에 마무리짓기를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태도가 바뀐 배경에 대해 중남미 정치평론가들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존 볼턴 유엔주재 대사가 잇따라 퇴진하면서 예견된 결과로 보고 있다.

또한 양국이 관계개선을 위해 선결조건으로 내세운 사안들이 전향적으로 고려될 수 있는 것들이라는 점에서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긴장관계가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의회대표단 10명이 최근 쿠바를 방문한 것도 중남미 반미좌파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미국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4명의 공화당 소속 의원들과 6명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15일 아바나를 방문해 쿠바의 고위급 정치인들과 연속회담을 갖고 양국 간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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