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다. "사장님의 벌금을 노동자가 대신 냈는데, 돌려받을 수 있을까요?" 변호사는 시원하게 말했다. "받지요." "어떤 방법으로요?" "형사는 어려울 것 같고, 민사 소송 하면 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돈 받는 건 문제가 없다. 다만 비용이 걱정이지. 다시 물었다. "소송비용 때문에 그러는데, 혹시 법률구조공단에서 도와줄까요? 임금이 아니라서." "도와주죠. 노동자들의 소액재판도 도와줍니다." 막혔던 가슴이 비로소 뚫렸다.
나는 잘라 말했다. "사인은 사인이고 벌금은 벌금입니다. 두 가지를 거래하는 건 무효입니다." 사장님은 할 말이 없는지 입맛만 다셨다. 다시 말했다. "설사 좀 억울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줄 건 주셔야 합니다." "다른 방법은 없는 거죠?" "없습니다." 그는 체념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사장님은 체념한 게 아니었다. 이해 못할 행동을 두 가지 했으니까.
첫째, 싱캄을 회사로 오라고 한 것. 아마도 금액 절충을 하려고 부른 것 같다. 하지만 싱캄은 응하지 않았다.
둘째, 싱캄이 일하는 공장으로 찾아간 것. 이때 엉뚱한 제안을 했다. "은행에 나랑 같이 갈래? 통장에다 150만원 넣어줄 게." 싱캄은 도저히 이해가 안 가서 물었다. "그냥 통장에 넣어주면 되지, 뭐 하러 은행에 같이 가요?" "은행 가서 돈 넣어줄 테니까 네가 카드로 다시 빼줘." 이게 무슨 꿍꿍이 소리인가? 태국인이 아무리 순진해도 그런 말에 넘어갈 것 같은가? 싱캄은 따라가지 않았다.
보름 후, 나는 사장님에게 마지막으로 전화했다. "이번 주까지 안 주시면 법적 절차에 들어갑니다. 그러면 소송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것, 아시죠?" "아는데요. 이번 주에 월급 주고 돈이 없어 그러니 다음 주, 한 주만 더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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