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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동결…'과잉유동성'보다 '경기불안'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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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금리 동결…'과잉유동성'보다 '경기불안' 고려

금통위 발표…최근 환율 하락의 영향도 우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일 콜금리를 연 4.50%인 현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금통위는 이와 함께 요구불 외화예금의 지급준비율을 현행 5.0%에서 7.0%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콜금리는 지난 8월 연 4.50%로 0.25%포인트 인상된 후 넉달 연속 동결됐다.
  
  이번 결정은 시중유동성의 가파른 증가세와 부동산 가격 급등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는 등 환율 압박이 커지고 있고 이것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요구불 외화예금의 지준율 인상은 지난달 요구불 수시입출식 원화예금의 지준율 인상에 따른 후속조치로, 최근 시중은행들의 엔화대출 급증으로 유동성이 증가하는 것을 제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금통위의 콜금리 동결 결정은 외환시장 불안 등 경기 불확실성을 포괄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등 과잉 유동성의 폐해가 일부 포착되고 있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는 한편 부동산 문제는 기본적으로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사안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으로 시선으로 옮기는 분위기다.
  
  ◇ 환율 '발등에 떨어진 불' = 2006년 마지막 금통위가 가장 관심을 둔 변수는 환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의 하락이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점에서 시장주체들에게 미칠 영향을 검증하는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한달여 간 5% 가까이 하락했다. 하락 속도가 워낙 빨라 수출기업들이 대금으로 회수한 달러를 손에 쥐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이들이 손익분기점 아래에서 생산하기보다 공장을 멈추는 것을 선택하면 거시경제에 미치는 여파는 상당할 수 있다. 더욱이 수출 의존도가 점차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환율 문제를 간단하게 볼 수는 없다.
  
  최근 외환시장 불안이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글로벌 달러 약세와 연결돼 있다는 점도 문제다. 국내변수 때문에 발생한 문제라면 당국이 실탄을 들고 방어라도 해보겠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큰 파고를 거스르다간 쪽박을 쓰고 벼락을 피하는 격이 될 수 있다.
  
  금통위는 이같은 국면에서 종종 "상황을 좀 더 예의주시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코멘트와 함께 금리동결 카드를 써왔다.
  
  ◇ 경기 전망도 '불투명' = 외환시장 불안을 빼더라도 국내 경기 및 경기 전망은 아직은 '동결' 카드가 적절하다는 데 대부분 전문가들은 동의한다.
  
  한국은행은 최근 내년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4.4%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GDP 성장률 평균이 5.4%였음을 감안하면 그렇게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지만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미국 경제의 경착륙, 유가 급등, 북핵 사태 악화, 대통령 선거 등 돌발 변수도 많다.
  
  쉽게 말해 경기가 별로 좋지도 않고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한은이 최근 내년 경제전망을 하면서 "내년 상반기로 가면서 경기 회복세가 빨라질 것"이라고 밝힌 것은 새겨볼 대목이다.
  
  한은은 또 올 하반기 성장률이 주춤한 것도 경기가 하락한 것이 아니라 상승기에 잠시 조정을 받는 소위 소프트패치라고 수 차례 강조했다. 여타 민간연구소들의 경기관에 비해 낙관적인 견해다.
  
  즉 경기 전망이 여전히 그리 좋지는 않지만 좋아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전망으로, 최소한 일각에서 나오는 금리인하 요구에 대한 반대 논리를 제시하고 있다.
  
  더 나아가 여건이 허락된다면 내년 상반기에 1~2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깔고 있다.
  
  ◇ 부동산 문제 여전히 관심 = 12월 금통위는 동결로 결론났지만 부동산 시장 불안 등 과잉 유동성에서부터 출발한 부작용 문제는 향후에도 언제든지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최근 지급준비율 인상을 두고 한은은 시중유동성 흡수라는 명분을 내걸었지만 시장은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한은이 칼을 뺐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금리 인상을 단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한은의 공식 입장이지만 유동성 증가에 따른 아파트값 급등 문제를 한은이 계속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11월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은 4조2천억 원이 늘어나 지난 2002년 9월(5조7천억 원)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통화지표의 하나인 광의통화(M2)는 10월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1% 증가했으며 11월에는 11% 내외로 증가율이 높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03년 3월 11.9%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다만 최근 들어 부동산시장이 다소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어 시급성은 다소 떨어진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경기와 과잉유동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한은이 다시 금리 인상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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