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우리 측 협상단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 측 협상단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협상장인 빅스카이 리조트 내 '옐로스톤 컨퍼런스 센터'에서 만나 가볍게 악수를 하는 것으로 협상개시 선언을 대신했다.
닷새 간 계속될 4차 협상 첫날인 이날 농업 분과, 투자 분과, 서비스 분과, 금융서비스 분과, 통신·전자상거래 분과, 원산지·통관 분과, 지적재산권 분과, 환경 분과, 총칙 분과 등 총 9개 분과의 협상이 진행됐다.
정부조달 분과의 협상도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별도로 개최됐다. 지난달 30일 갑작스럽게 몬태나 협상에서 제외된 섬유 분과의 협상은 협상 마지막 날인 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예정이다.
웬디 커틀러 "무역규제 협상 결과는 두고 봐야"
이번 5차 몬태나 협상은 미국산 쇠고기의 한국 상륙이 연거푸 좌절된 직후에 열린 탓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의 시장개방 수위가 정식 협상의제는 아니지만 협상장 밖에서 최대의 비공식 현안이 될 전망이다.
웬디 커틀러 미국 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후 1시 한국 언론을 위한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기술적으로 엄밀히 따지자면 쇠고기 문제는 (한미) FTA의 협상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한미 FTA 협상의 개시와 연관돼 있다. (…) 우리는 한미 FTA가 성공하려면, 즉 양국 의회에서 (한미 FTA가) 비준을 받도록 하려면 (한국의) 쇠고기 시장이 완전히 개방돼야 한다는 점을 한국 측 협상단에 알렸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웬디 커틀러가 한 발언을 종합해 보면, 미국 측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완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약값 적정화 방안에 미국 측 요구 반영, 개성공단에서 만들어진 상품에 대한 한국산 불인정 등 핵심 협상쟁점들에서 기존의 강경한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커틀러는 연내에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약값 적정화 방안에 대해 "미국 측의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우리 측이 이번 협상에서 협상력을 집중하기로 한 무역구제 분과의 협상과 관련해 커틀러는 "무역구제는 우리 측에 매우 민감한 쟁점이지만 우리는 무역구제 분과를 열기로 했고, 이 분야의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번 협상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커틀러는 지난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한 것과 관련해 "한미 FTA 협상은 미 의회 양당의 지지를 받아 개시된 것이고, 이번 협상장소를 몬태나로 추천한 맥스 보커스 민주당 상원의원도 지난 6년 간 한미 FTA의 강력한 지지자였다"면서도 "최근 미 의회에서의 (정치적) 변동 때문에 자동차 등과 관련된 주요 협상쟁점들에 대해 (미 의회에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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