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승리로 상.하 양원을 모두 장악하게 된 민주당이 이라크 주둔 미군 조기 철수를 부시 행정부에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새로운 아이디어에 문호는 열려 있다"면서도 "시한까지 정한 제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12일 미국의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차기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으로 유력한 칼 레빈 민주당 의원은 이날 <ABC> 방송에 출연해 "4개월에서 6개월 내에 이라크에서 미군을 단계적으로 철수시키는 작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기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에 유력한 조셉 바이든 민주당 의원도 곧바로 레빈 의원의 제안에 동의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조슈아 볼턴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리 시기를 정해두고 자동적으로 철수한다는 방안은 수용하기 힘들다"면서 "그런 조치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큰 재앙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나 레빈 의원의 제안은 초당적인 '이라크연구그룹(ISG)'이 내년 1월 부시 대통령에게 제안할 방안과도 유사한 것으로 알려져 부시 행정부의 고민도 깊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시 대통령은 13일 ISG를 이끄는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 등과 만나 이라크 문제에 대해 깊은 논의를 가질 예정이며, 14일에는 이라크 연합군 주축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ISG 관계자들과 화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등 ISG의 영향력에 미국 정가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ISG가 새로운 방안들을 제시할 시점이 임박함에 따라, 이라크 해법을 둘러싼 논쟁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민주당의 노력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이 존재하고 있다. 해리 라이드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가 향후 몇개월 내에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라크 현지에 있는 군 지도부들이 철수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장도 "내년 6월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 철수를 완료해야 한다는 조지 맥거번 전 상원의원의 제안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지만, 실효성이 있는 방안인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딘 위원장은 "쿠르드 반군을 색출하려는 터키군 공격에 취약한 이라크 북부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터키의 침공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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