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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빈민의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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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평화상…'빈민의 은행가' 무하마드 유누스

소액대출 제도 창안…세계 600만 명 빈민 자활 도와

올해 노벨평화상은 방글라데시의 무하마드 유누스(66)와 그가 설립한 그라민 은행이 공동 수상했다. 유누스는 소액대출(microcredit) 제도를 창안해 빈민 퇴치에 앞장선 실천적 경제학자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13일 홈페이지를 통해 "방글라데시에서 소액대출 사업과 같은 혁신적인 경제 프로그램을 통해 경제적, 사회적 발전을 위해 힘써 온 공로를 인정해 유누스와 그라민 은행을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유누스는 지속적인 평화는 거대 빈곤층이 가난을 타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달성될 수 없고 경제·사회적 발전을 해야만 민주주의와 인권도 개선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방글라데시뿐만 아니라 많은 다른 나라에서 수백만 명의 빈곤층을 위해 소액대출 사업 등의 활동을 벌여 왔다"고 덧붙였다.

소액대출 제도로 '빈민의 빛'이 된 유누스

무하마드 유누스는 1940년 방글라데시 치타공에서 금(金)세공업을 하는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미국 밴더필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귀국한 그는 치타공 대학 교수로 재직하다 직접 빈곤 퇴치 운동에 뛰어든다. 대학 인근 빈민의 삶을 직접 보면서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 빈곤 극복이 어렵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때 유누스가 고안한 것이 바로 빈민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제도다. 빈민에게 소액의 종자돈을 무담보로 대출해 자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빈곤을 근본적으로 퇴출하겠다는 발상이다. 처음에 자신의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시작한 이 소액대출 제도는 결국 1986년 그라민 은행의 설립으로 이어졌다.

그라민 은행은 현재 직원 1만8151명, 지점 2185개를 운영하는 거대 은행으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600만 명의 빈민이 혜택을 받았고, 이 가운데 58%가 이 제도로 가난에서 벗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영 실적도 좋다. 상환율은 98%에 이르고, 1993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전 세계 주목 받아…국내에서도 사회연대은행 운영돼

국제연합(UN)은 2005년을 '마이크로크레디트의 해'로 정해 유누스의 운동에 힘을 실어줬다. <이코노미스트>도 2005년 사회경제 분야의 혁신상을 유누스에게 주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도시 빈민과 신용불량자의 빈곤 퇴출을 위해서 그라민 은행과 유사한 사회연대은행이 운영되고 있다.

그라민은 최근 제8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돼 오는 18일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유누스는 19일 오전 노무현 대통령을 접견하고 서울평화상 시상식에 참석한다. 20일에는 이화여대에서 공개 강연도 예정돼 있다. 국내에는 무하마드 유누스의 자서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가〉(정재곤 옮김, 세상사람들의책 펴냄)가 2002년 번역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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