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증시서 외국인이 90조원 넘게 벌어

국내 주가 급등과 원화 환율 하락으로 평가차익 급증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거둔 평가차익이 90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환율을 기준으로 90조 원이 조금 넘는 액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05년 말 국제투자대조표(IIP) 편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외국인의 국내투자 잔액은 전년 말에 비해 1247억 달러 증가한 5383억 달러였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 증가액 1247억 달러 가운데 80%가 넘는 1009억 달러는 주식시장, 채권시장, 파생금융상품 시장 등 국내 증시로 유입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같은 투자를 통해 899억7000달러의 평가차익을 거뒀다. 하지만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純)매수 금액은 31억1000달러에 그쳤다.
  
  한은은 "종합주가지수가 2004년 말 895.9에서 2005년 말 1379.4로 54% 급등한 데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외국인 보유주식의 시가 총액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잔액은 전년 말보다 362억 달러 증가해 3612억 달러가 됐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외투자 증가액 362억 달러는 자산취득 등 실거래 요인에 의한 투자 증가액 381억 달러에서 환율변동 등 비거래 요인에 의한 평가손 19억 달러를 뺀 액수다. 지난해 일본 엔화와 유럽연합(EU)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에서는 외환보유액에서만 84억8000달러의 환율평가 손실액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외투자 잔액에서 외국인투자 잔액을 뺀 '순(純)국제투자 잔액'은 전년에 비해 866억 달러 감소한 마이너스 1771억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