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미-러, 드디어 '에너지 전쟁' 본격화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미-러, 드디어 '에너지 전쟁' 본격화

미, 중국-인도와 연대 모색…러, 대형 프로젝트 구상

석유 등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중동을 장악하려는 미국의 외교안보 정책이 낭패를 보면서, 조지 W.부시 미국 정부가 초조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풍부한 석유와 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가 '자원 외교'를 강화하고 나서자, 부시 행정부는 최근 중국과 '전력적 경제회의'를 제안하는 등 에너지 정책 노선이 급선회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타임스>는 23일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을 러시아 등 자원부국의 '에너지 무기화'에 대한 견제로 보는 분석 기사를 내보내 주목된다.

"미국, 러시아와의 에너지 전쟁에 새로운 전선 구축중'
▲ 부시 미국 행정부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전략적 협력체제 구축에 나섰다. ⓒ연합뉴스

<아시아타임스>에 따르면 리처드 루가 미 상원 외교관계위원장(공화당)은 지난 8월 말 미국 퍼듀대에서 가진 강연에서 "베네수엘라, 이란, 러시아를 에너지를 외교정책의 지렛대로 사용하는 '적대적 국가'로 규정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간 전쟁을 재래식 무기의 관점으로 보는 데 익숙해 있지만, 에너지도 소유자가 선택할 수 있는 무기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1위이며, 석유 매장량 세계 2위인 러시아측은 이같은 루거 의원의 발언에 대해 "근거없는 러시아 공포증"이라고 즉각 일축하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아시아타임스>는 "미 행정부는 이미 러시아를 상대로 에너지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아시아타임스>는 "이번 주에 미국, 중국, 일본, 인도, 한국이 참가하는 에너지 안보 비밀회의가 베이징에서 열린다"면서 "서유럽 국가들은 배제된 이 회의는 미국이 새로운 전투계획과 전쟁 독트린을 구상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루거 의원은 이미 지난 3월 미국이 중국, 인도와 함께 국제 에너지 현안에 대해 전례없는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그는 반공주의자인 리처드 닉슨이 중국의 문호를 개방하기 위해 '햇볕정책'으로 방향을 바꾼 것에 비유할 만큼 미국의 외교정책이 '역사상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에너지 소비대국인 미국이 에너지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서는 또다른 에너지 소비대국과의 연대가 절실해 졌다는 것이다. 루거 의원에 따르면 세계 석유 공급의 77%가 외국 정부에 의해 통제되고 있는 현실에서 미국은 2005년 에너지 소비를 위해 전년보다 17%의 비용을 더 지불했으며, 에너지 비용은 미국 무역적자의 3분의 1를 차지한다. 올해도 미국은 석유 수입에 3200억 달러나 되는 예산을 책정해 놓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11일 <인민일보>를 통해 당시 루거 의원의 제안에 신속하게 화답했다. 중국의 '현대국제관계연구소'의 에너지 전문가 수 징시앙은 "중국의 시장잠재력을 재평가하고, 불필요한 의심을 줄인다면, 중국과 미국이 국제에너지 현안에 대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일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석유공급 확보'를 위해 군사적 침략을 자행하는 미국의 '자원 확보' 정책을 비판하면서, "중동이나 라틴아메리카에서 이같은 정책은 테러와 저항만 불러일으켰을 뿐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면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커지면서 미국의 경쟁력이 약해지고, 경제적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다"고 뼈아픈 지적을 했다.

그 대신 중국과 인도 같은 에너지 소비대국들과 협력을 보다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새로운 전략적 파트너십은 석유 생산국과의 협상에서 석유 소비국들의 협상력을 강화해, 미국의 경제적 번영과 국가안보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과 미국은 세계 경제의 석유 개발과 이용, 가격 조절, 에너지 효율화 기술, 원자력과 생물폐기물 에너지 분야 등에서 협력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아시아타임스>는 "지난 20일 미국과 중국이 '경제적 대화'를 위한 정치적 협의틀을 만들 것을 선언한 것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중국의 의결권 지분을 2.98%에서 3.72%로 늘려주자는 안건을 미국의 지지 하에 승인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중국이 세계 졍제의 심장부에 진입했으며, 미국은 이를 직접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국제사회에 분명히 알린 신호라는 것이다.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은 중국과의 '전략적 경제회의' 개설을 선언하면서 "21세기 세계경제를 반영하고,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관계를 재설정하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회담 파트너인 중국의 우이 부총리는 "세계 경제 발전은 물론 세계의 안정과 안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이라고 화답했다.

<아시아타임스>는 부시 행정부가 이처럼 대중국 정책에서 큰 변화를 보인 것에 대해 "최근 몇 개월 사이에 러시아의 에너지 외교에 미국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의 야심찬 '블루스트림2'와 '알타이 프로젝트'
▲ 지난 7월 러시아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부시 미국 대통령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중국과 손을 잡는 등 에너지 전쟁에 돌입했다.ⓒ연합뉴스

러시아의 외교 정책이 놀랄 정도의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지난 14일 러시아 최대의 에너지 기업 가즈프롬의 회장 알렉세이 밀러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제출한 보고서가 잘 보여준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러시아 이남에 있는 시장, 특히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연구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불가리아, 루마니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같은 유럽 국가들도 러시아의 가스 공급을 요청할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가즈프롬은 이를 위해 '블루스트림 2'로 명명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흑해를 경유한 가스 공급 능력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즈프롬은 이스라엘까지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터키에서 바다 밑을 거쳐가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구상하고 있다. 밀러 회장은 "이스라엘 측이 러시아로부터 가스를 수입할 가능성에 대해 신속하게 최종 결정을 내리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즈프롬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또다른 대형 프로젝트는 '알타이 프로젝트'다. 가즈프롬은 이 프로젝트를 위해 중국측과 회담을 벌이고 있다. 밀러 회장은 "올해 말 이 회담을 끝내고 중국에 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에 합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